[MBN스타 남우정 기자] 최근 국내 밴드들이 해외 페스티벌에 출전하고 해외에 진출하는 일은 이제 자주 볼 수 있는 소식이 됐다. 그 가운데 영국 투어를 넘어서 아예 영국에 있는 레이블과 계약을 체결하고 음반을 발매하게 된 데드버튼즈의 소식은 더욱 더 반가웠다.
EBS ‘스페이스 공감’에서 선정하는 신인밴드인 ‘헬로루키’ 타이틀을 가질 정도로 주목을 받았지만 데드버튼즈는 다양한 해외 페스티벌에 출연, 과감하게 해외 진출에 나선 팀이었다. 영국에서 첫 앨범 발매를 앞두고 있는 데드 버튼즈를 만났다.
“사실 실감이 나지 않는다. 한국에 왔던 영국 할배(데이비드 피칠링기(David Pichilingi))가 불러줘서 영국에 갔다 왔고 두 번째 만났을 때 ‘같이 음악 할래?’라고 해서 EP가 나왔다. 적당히 저희를 좋게 봐주셨던 것 같다.”(이강희)
↑ 사진=프로젝트 33 |
밴드 초창기엔 일본에서 클럽 공연을 마쳤고 2014년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브이록스(V-ROX)에 참가했고 2013년 잔다리페스타를 통해서 데드 버튼즈를 처음 접한 데이비드 피칠링기의 초대로 그들을 2014년 리버풀 사운드 시티에 초청됐다. 이를 통해서 영국으로 떠났던 데드버튼즈는 당시 영국 4개 도시 투어에 도전하기도 했다.
“저희는 투어라고 생각하고 싶지 않다. 리버풀 사운드 시티 때문에 리버풀 간 김에 공연을 돌자는 생각을 했고 사실 공연은 더 하고 싶었는데 저희 사비로 간 것이라 예산이 부족해서 한국으로 돌아왔다. 돌아오니 버스탈 돈도 없더라. 가서 세상엔 엄청난 밴드들이 많고 배워야 하는 부분이 많다는 걸 느꼈다. 여기서 보고 들은 게 전부가 아니라는 걸 배웠다.”(이강희)
마치 해외 진출을 위해 탄생된 밴드처럼 딱딱 맞아 떨어진다. 더욱이 지난해 발매된 이들의 데뷔 미니앨범 ‘후에버 유 아’(Whoever You Are)를 첫 EP는 모두 영어가사로 되어있을 만큼 가사로도 해외 음악팬들을 사로잡을 준비가 됐다.
“영어가 편해서 영어 가사를 쓴 건 아니다. 강희는 파라과이 태생이고 전 대구 사람이다. 그냥 재미있겠다고 생각했다. 발표되지 않은 곡중에서 한글로 쓴 가사도 있지만 한글보단 영어가 더 잘 붙는다. 그냥 악기를 고르는 듯 언어를 고른 것 뿐이다. 할 수 있을 때 재미있는 것은 다 해보자는 생각으로 해외 진출을 택했다. 영국 공연을 하려면 자비로 가야되는데 생각보다 결정이 빨리 나왔다. 해볼 수 있는 것은 다 해보고 싸워보고 하자는 생각이었다.”(홍지현)
“사람마다 다를 수 있겠지만 한국에서 의욕이 떨어질 때가 있었다. 근데 외국에 갔다와서 달라졌다. 초기엔 국내에서 잘 안돼서 저희를 테스트해보자는 생각으로 해외로 나갔는데 갔다 와선 생각이 달라졌다. 한국에서 잘 해야 외국에서도 잘 된다.”(이강희)
원래 베이스까지 해서 3인조로 결성됐던 데드버튼즈는 2013년 2인조로 개편했다. 음악적 견해와 성격 등의 이유로 베이스 없이 드럼과 기타로 구성했다. 밴드 음악으론 조금은 부족한 포지션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지만 데드버튼즈가 선사하는 사운드는 풍성했다.
“따지고 보면 곡에 베이스가 없는 것은 아니다. 베이스 플레이어가 없는 것 뿐이다. 세상이 좋아져서 장비를 이용해 기타로도 베이스 소리를 낼 수 있다.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공연을 한다.”(홍지현)
데드버튼즈 결성부터 본격적으로 드럼을 치기 시작했다던 이강희와 11살때부터 직접 곡을 만들며 여러 밴드를 거쳐 온 홍지현. 시작은 달랐지만 서로의 부족한 점을 채워주다 보니 연습량이 늘어났고 이는 자연스럽게 실력 향상으로 이어졌다. 생각하는 목표도 음악색도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있었다.
“데드버튼즈의 음악색은 확실히 없다. 처음부터 정하지 말자고 했었다. 규정을 짓고 싶지 않았고 그래야 자연스럽게 나올 거라고 생각했다. 장르도 구분 짓지 않았다. 저희 EP 앨범만 들어보더라도 장르가 다 다르다. 한 마디로 소개할 수 없다.”(이강희)
한편 현재 영국에서 리버풀 사운드 시티와 공연을 진행하고 있는 데드버튼즈는 오는 6월 한국으로 돌아온다. 이들의 정규 앨범은 올해 안에 만나볼 수 있다.
남우정 기자 ujungnam@mkculture.com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