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이다원 기자] 방송인 성대현과 SBS 김일중 아나운서는 ‘백년손님-자기야’(이하 ‘자기야’)의 빠질 수 없는 양념이다. 철없고 소신도 없는 남편(성대현)과 철이 없지만 큰소리 뻥뻥 치는 뻔뻔한 남편(김일중)이 만나니 웃음이 두 배다. 이들은 솔직하면서도 예상치 못한 입담으로 미워할래야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들을 완벽하게 구축했다.
지난달 30일 오후 방송된 ‘자기야’에서는 성대현, 김일중이 고정 패널로 나와 이철민, 이만기, 남재현 등 사위들의 처가살이를 지켜봤다.
이날 프로그램의 중심은 스타 사위와 장모의 티격태격 하루 일상이었지만, 곳곳에서 끼어드는 성대현과 김일중의 입담도 쏠쏠한 재미를 안겼다.
↑ 사진=SBS 방송 캡처 |
성대현은 이날 MC 김원희가 “양가 부모에게 용돈을 드리냐”고 묻자 “나보다 양가가 더 사정이 좋다”고 대답해 현장을 발칵 뒤집어놨다. 그는 유독 불쌍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천연덕스럽게 부모에게 용돈을 드리지 않는 이유를 설명해 얄미운 면모를 보였다. 이어 출연진의 반발과 야유가 심해지자 “앞으로 더 열심히 벌어서 드릴 생각”이라고 꼬리를 내려 재미를 더했다.
김일중의 대답은 더욱 가관이었다. 그는 당당한 얼굴로 “아예 자동이체로 부모에게 용돈을 보낸다”고 밝혔다. 그는 “양가에 자동이체를 걸었느냐”는 질문에 “난 우리 집에 주고, 아내는 아마 아내가 알아서 할 것”이라며 ‘나 몰라라’하는 식의 대답을 내놨다.
배려 없는 말에 주위 반응이 싸늘하게 식어가자 김일중이 내놓은 카드는 ‘뻔뻔한 표정’이었다. 그는 출연진 사이에서 “반대로 줬으면 더 좋지 않겠느냐. 양가를 챙겨주는 거다”고 조언이 나오자 손사래 치며 자신을 옹호했다. 그러나 이내 포기의 웃음을 터뜨려 시청자??도 머쓱한 웃음을 짓게 했다.
두 사람의 감초 구실은 이전 방송에서도 자주 포착됐다. 아내에게 쥐어 사는 성대현은 집이 자신의 명의로 돼 있다고 자랑하면서도 김원희가 “아내가 어떻게 그런 자비를 베풀었나”고 묻자 “대출을 내 이름으로 받았다. 대출 끝나면 아내 이름으로 바꾼다더라. 그때까지 내 이름으로 하라고 했다”고 털어놔 웃음보를 건드렸다.
김일중도 뒤지지 않았다. 그는 소원을 묻자 “아내보다 하루 더 사는 것”이라는 로맨틱한 답변을 내놓다가도 “말을 끝까지 들어봐라. 하루만 더 살아서 자유를 느끼고 싶다는 뜻”이라고 설명해 여성 출연자들의 야유를 받았다. 이뿐만 아니라 장예원 아나운서와 찍은 사진을 공개하며 “아내가 질투하더라. ‘왜 붙어 앉아 있느냐’며 떨어지라고 했다. 하지만 내가 원래 척추가 휘었다”는 발언으로 수많은 여성 시청자의 ‘공공의 적’이 되기도 했다.
이처럼 각기 다른 캐릭터를 지난 두 ‘철없는 남편’들은 자칫 사위-장모 일상에만 집중해 지루해질 수 있는 프로그램의 빈 곳을 채워주는 구실을 하고 있다. 똑같이 아이처럼 구는 남편이지만 정반대 성격을 내세우며 묘한 ‘케미(케미스트리 준말)’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둘의 조합은 자칫 심심할 수 있었던 프로그램에 소금 같은 존재였다.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