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누션(사진=유용석 기자) |
지누션은 디지털 싱글 '한 번 더 말해줘'를 15일 발표했다. 이 노래는 발매된 후 한 때 국내 주요 음악 사이트 실시간차트 1위를 싹쓸이했다. 박진영에 밀려 곧 정상에서 물러났지만 현재 대부분 차트에서 2위이거나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앞서 YG는 오는 5월부터 9월까지 매달 1일 새로운 프로모션을 예고했던 터다. 빅뱅에 대한 기대감이 더 높아진 모양새다. 지누션의 이번 신곡이 이벤트성에 불과하다며 폄하하는 일부 시각도 있지만 어찌 됐든 지누션이 YG 첨병 역할을 톡톡히 했다.
지누션은 이날 서울 반얀트리클럽앤스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성공적인 귀환을 알린 그들은 쑥스러운듯하면서도 유쾌한 함박웃음을 터트렸다.
지누는 “녹음부터 뮤직비디오 촬영까지 약 1개월밖에 걸리지 않았다. YG 역사상 최단 기간에 모든 일이 진행됐다. 이렇게 밀어주신 양현석 대표 프로듀서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두려움이 없던 것은 아니다. 지누는 “신곡이 나오기 전까지 설레고 걱정됐다. 1997년 6월14일 첫 방송 하기 전날 느낌이었다. ‘사람들이 좋아해줄까’란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션은 "생소하기도 하다. 마지막 앨범이 2004년이었는데 그때만 해도 디지털 싱글이 없었다. 우리에게 처음 내는 디지털싱글이다. 음악을 다운로드받아서 듣는 것 자체가 재미 있고 신기하다"고 말했다.
지누션의 1위는 14년 만. 2004년 히트곡 '전화번호'는 1위를 하지 못했다. 2001년 곡 '에이요(A-Yo)' 이후 정상의 기쁨을 맛 본 션은 "내가 뱉은 말에 책임질 수 있던 데다 결과가 좋은 것 같아서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션은 MBC '무한도전-토토가' 출연 당시'(양)현석이 형 보고 있지? 우리 앨범 내야 할 것 같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하지만 그들이 그저 인기 시류에 편승해 돌아왔을 리는 없다. 음악에 대한 열망과 자신감은 늘 가득했다.
지누션은 "YG는 매월 소속 가수들을 대상으로 평가를 실시한다. 11년 만에 합격해 돌아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너스레가 섞였으나 관록의 지누션이 아니라면 평소 음악적 완성도에 자존심을 거는 YG에서 불가능한 일이다.
그럼에도 지누션은 "딱 2주만 열심히 하겠다"고 했다. 빅뱅이 지누션의 뒤를 이어 컴백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지누는 "5월에 나오는 빅뱅의 앨범은 여태까지 들어본 것 중 최고"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션은 "빅뱅에게 동의를 구하고 우리가 먼저 나왔다. 미안하지만 '너희 음악이 정말 좋으니까 우리가 먼저 나와서 1위 한 번 해봐야 하지 않겠느냐' 설득했다"고 덧붙였다.
"우리는 이사이다 보니 회사 (수익적인) 차원에서 여러 가지를 생각해야 한다"는 'YG 이사' 지누션의 빅뱅 홍보가 절묘했다. 지누션의 '한 번 더 말해줘'의 가사는 타블로가 썼고,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 장한나가 피처링 했다. 'YG가 손을 대면 뭘 해도 된다'는 공식이 생겨나고 있다. 최소한 홍보만큼은.
양현석의 영리한 '한 수'가 계속 되고 있다. 사실 지누션은 YG 입장에서 흥하면 좋고, 그렇지 않아도 그만인 카드다. 손해볼 게 없는 장사였다. 카운터펀치를 날리기 전, 견제를 위한 '잽'으로 적절한 파괴력까지 발휘됐다면 이만한 성공이 없다.
fact@mk.co.kr (사진=유용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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