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박정선 기자] 가벼운 장난이나 그럴듯한 거짓말로 남을 속이기도 하고 헛걸음을 시키기도 하는 날, 바로 오늘(4월1일) 만우절이다. 서양에서 유래한 만우절 풍습은 국내에서도 큰 재미를 주고 있다.
4월1일 만우절을 맞아 너나할 것 없이 장난 섞인 거짓말을 늘어놨다. 스타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SNS를 통해 팬들에게 거짓말을 내던지며 웃음을 주는가 하면, 만우절 특별 이벤트를 열기도 했다.
극장가도 만우절 이벤트에 동참했다. 지난달 25일 개봉해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고 있는 영화 ‘스물’은 80년대 홍콩 영화를 표방한 복고풍의 포스터를 공개했다. ‘이십세야’(二十世夜)라는 제목의 포스터는 ‘김우빈, 이준호, 강하늘 미남(美男) 배우 전격 출연!’ 등의 문구와 함께 세 배우의 코믹한 표정이 담겨 웃음을 더했다.
CJ CGV는 이날 교복이나 군복을 입고 CGV 현장에서 티켓을 구매하면 별도의 신분증 제시 없이 무조건 청소년 요금·군인 할인(2D 6천원·3D 1만원)을 적용하는 ‘CGV를 속여라’ 이벤트를 예고하기도 했다.
이 와중에 황당한 거짓말로 낚시를 시도하는 영화도 있었다.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는 ‘[긴급상황] 어벤져스 홈페이지 해킹! 공식입장 발표!’라는 제목으로 보도자료를 배포해 기자들의 클릭을 유도했다.
오는 23일 개봉 예정인 영화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이하 ‘어벤져스2’)의 국내 공식 홈페이지가 1일 해킹됐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실제로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인류가 없어져야, 세상의 평화가 온다! 나와 함께 인류 멸종에 동참할 것인가 전쟁을 시작할 것인가”라는 메시지가 뜬다.
홈페이지 해킹을 풀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이날 하루 동안 어벤져스 스페셜 요원 1명을 모집하는 것. 이미 눈치 챘겠지만 이는 만우절을 맞아 ‘어벤져스2’ 측에서 마련한 깜짝 이벤트다. 해킹 소식은 거짓이지만 스페셜 요원 모집 이벤트는 진짜다. 스페셜 요원으로 선발된 이들 중 일부에게는 추첨을 통해 경품을 제공할 예정이다.
이벤트를 센스 있게 홍보한 ‘어벤져스2’와 달리 오는 2일 개봉을 앞둔 영화 ‘마담 보바리’는 그야 말로 황당무계한 ‘거짓말’을 꾀했다. 앤 폰테인 감독의 ‘마담 보바리’ 측은 영화가 내년 4월 개봉을 목표로 한국 영화로 리메이크되며 이미 국내 배우를 대상으로 캐스팅 오디션도 진행했다는 내용의 ‘만우절용’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보도자료의 하단에는 “젬마보바리가 도착한 노르망디는 한국에서는 대구광역시 달성군 화원읍 ‘구라리’, 마르탱의베이커리는 한국에 맞게 떡집으로 변형해 대구광역시 서구의 ‘뻥떡’, 젬마보바리의 연인이 떠나온 영국은 한국 영화에서는 강원도 동해시 ‘만우동’을 대상으로 촬영 장소 계약을 계획 중”이라는 내용을 삽입해 리메이크는 물론, 캐스팅 오디션 등이 모두 거짓이라고 알려준다.
정보 전달을 원칙으로 하는 보도자료를 통해 이 같은 자료를 보낸 것 자체를 이해할 수 없다. 만우절을 이용한 이벤트 정보도, 그렇다고 영화에 대한 정보를 활용해 대중의 구미를 당기는 내용도 없었다. 개봉을 앞두고 홍보에 열을 올리려는 마음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굳이 이런 소모적인 거짓말이 필요했는지는 의문이다.
박정선 기자 composer_js@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