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정예인 기자] 4월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이하 ‘어벤져스2’)의 개봉이 확정되면서 동시기에 개봉하는 한국영화의 흥행에 빨간불이 켜졌다.
오는 23일 마블 코믹스(이하 마블)의 야심작 ‘어벤져스2’가 북미 개봉보다 8일이나 빠르게 한국 관객을 만난다. 또 16일에는 아이언맨 역의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캡틴 아메리카 역의 크리스 에반스, 헐크 역의 마크 러팔로, 그리고 조스 웨던 감독이 내한한다고 알려지면서 벌써부터 관객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 사진=어벤져스2 포스터/스틸컷 |
‘어벤져스2’는 지난해 3월30일부터 4월14일까지 총 16일간 국내 촬영을 진행했다. 마포대교, 새빛섬,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 등 서울의 랜드마크를 작품 속에 담아냈다. 현재 20여분의 분량이 서울을 배경으로 펼쳐진다고 알려지면서, 연일 입에 오르내리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대중들의 뜨거운 관심과 반대로 4월에 개봉 예정된 한국영화들은 비상이 걸렸다. ‘어벤져스2’에 상영관 집중은 물론, 관객의 쏠림 현상까지 예견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와중에 한줄기 빛과 같은 희망이라 할 수 있는 것은 ‘거장’ 임권택 감독과 ‘천만’ 강제규 감독의 신작이 기다리고 있다는 점이다.
임 감독은 김훈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화장’을, 강 감독은 핏빛 액션 대신 마음 따뜻한 가족영화 ‘장수상회’를 들고 왔다. ‘화장’은 오랜 시간 투병한 아내(김호정 분)을 간병하던 남편 오상무(안성기 분)가 부하 직원(김규리 분)을 연모하는 이야기를 그렸고, ‘장수상회’는 융통성이라곤 전혀 없는 성칠(박근형 분)이 꽃집의 고운 여인 금님(윤여정 분)을 만나면서 펼쳐지는 로맨스를 담은 작품이다. (두 작품 모두 오는 9일 개봉)
↑ 사진=포스터 |
특히 ‘화장’과 ‘장수상회’에 거는 기대가 큰 이유는 안성기, 박근형 등 중견배우가 극의 중심에 섰다는 데에 있다. 젊은 배우의 신선함도 좋지만, 경중의 조절을 노련하게 할 줄 아는 중견배우의 무게감이 절실히 필요하다.
그런 면에서 2년 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온 김혜수의 등장 역시 반갑다. 김혜수는 오는 30일 개봉 예정인 ‘차이나타운’에서 카리스마 넘치는 리더 역할로 변신했다. 그는 신예배우 김고은과 함께 오직 쓸모 있는 자만이 살아남는 차이나타운의 이야기를 그렸다. 김혜수 역시 오랜만에 돌아온 스크린이 반가웠던 모양이다. 그는 “여성이 주체가 되는 영화들이 찾아보기 힘들고, 비중이 있다 하더라도 남자 캐릭터를 구하는 기능적인 면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그런 면에서 차이나타운이 반가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외에도 프로야구 선수를 꿈꾸는 이들이 ‘야신’ 김성근 감독을 만나 펼쳐지는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파울볼’(2일 개봉), 생체공학연구 개발을 다룬 공포영화 ‘검은손’(16일 개봉), 아픈 딸의 치료비를 홍보관에 취직한 일범의 이야기를 다룬 ‘약장수’(23일 개봉), 경찰가문의 막내딸과 도둑집안 외동아들의 좌충우돌 로맨스를 그린 ‘위험한 상견례2’(30일 개봉)가 관객을 찾는다.
지난 3월 극장가에는 한국영화가 외화의 강세에 눌려 기를 펴지 못했다.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 ‘위플래쉬’ 등이 입소문을 타면서 예상치 못한 선전을 펼쳤고, 그 사이에 개봉했던 한국영화들은 주춤했다. 그러던 3월25일, 20대 청춘을 그린 ‘스물’이 개봉하면서 흥행의 흐름이 바뀌었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스물’은 지난 30일 누적관객수 124만4154명을 기록하며 가뿐히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이런 ‘스물’의 선전이 4월 한국영화의 흥행에 영향을 끼칠 지 귀추가 주목된다.
정예인 기자 yein6120@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