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여수정 기자] 배우 전혜진 보다 ‘은실이’ 전혜진이 대중에게 더 친숙한 그가 영화 ‘화장’으로 스크린을 찾았다. 세련된 외모 탓에 다소 깍쟁이 이미지가 강했던 그는 이천희와의 결혼 후 한층 부드러운 이미지를 갖게 됐고, 이를 작품 속 캐릭터에까지 이어가 전작 ‘관능의 법칙’에 이어 이번에도 누군가의 딸 역을 제대로 소화해냈다.
1998년 MBC 베스트극장 ‘내짝꿍 박순정’으로 어린 나이에 데뷔한 전혜진은 드라마 ‘은실이’로 대중을 집중시켰다. 그 후 ‘학교 전설’ ‘네 멋대로 해라’ ‘똑바로 살아라’ ‘신부 수업’ ‘일단 뛰어’ ‘궁녀’ ‘가문의 영광’ ‘그대 웃어요’ 등에 출연했다. 그러나 별다른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던 것도 사실이었고, ‘은실이’ 이미지가 컸기에 여전히 대중의 머릿속에 전혜진=은실이었다. 때문에 배우 본인에게나 대중에게나 이미지 변신에 대한 갈증이 있었던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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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 전혜진은 이천희, 딸과의 행복한 결혼생활을 SNS를 통해 사진으로나마 전해왔다. 그러나 여전히 그의 이미지, 연기 변신에 대한 관객의 갈증은 해소되지 않았던 터. 이 상황에서 조민수, 엄정화, 문소리 주연의 ‘관능의 법칙’으로 결혼 후 첫 작품 활동을 알렸다. 결혼 후 약 4년만의 스크린 복귀였다.
‘관능의 법칙’은 40대 여성의 성과 사랑, 우정 등을 발칙하고 우아하게 다뤘다. 극에서 전혜진은 이해영(조민수 분)의 딸 김수정 역을 맡았다. 조민수와 묘하게 닮은꼴을 자랑하며 실제 모녀 사이를 방불케 하는 케미를 선보였고, 철부지 엄마에게 시종일관 간섭하며 원수보다 못한 딸로 웃음을 안기기도 했다. 특히 실제 나이 대와 비슷한 배역을 맡아 전혜진과 김수정의 싱크로율 역시 차이가 없었다.
전작에선 친구 같고 의젓한 딸내미로 관객을 만나왔다면, ‘화장’에선 한층 업그레이드된 딸로 관객을 울리고 미소 짓게 만든다. 죽어가는 아내(김호정 분)와 젊은 여자 추은주(김규리 분) 사이에 놓인 한 남자 오상무(안성기 분)의 이야기를 담은 ‘화장’에서 전혜진은 오상무의 하나뿐인 딸 오미영 역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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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후 출산을 통해 성숙해졌는지, 여배우이자 아내, 엄마이기에 감정선의 깊이가 늘었는지, 그동안 미처 몰랐던 전혜진의 연기 스펙트럼이 뒤늦게 공개됐는지는 알 순 없지만 충분히 꼬리표 같았던 ‘은실이’ 이미지를 벗어났다.
‘화장’을 연출한 임권택 감독은 “캐스팅 하면서 전혜진을 처음 봤는데 야무지고 단단한 연기력을 가진 여배우더라. 참으로 만족스럽다”고 칭찬했다. 전혜진 역시 “임권택 감독님 작품에 출연을 할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영광이었다”고 소감을 드러냈다.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