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하다. 중태에 빠진 신해철을 둘러싼 논란이 여러 곳에서 꼴불견으로 치닫고 있다. 각자 자기 살기에 바쁜 모양새다.
병원은 의료사고 의혹을 막아야 하고, 일부 매체는 정확한 사실 전달보다 포털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 쫓기에 급급하다.
24일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는 '신해철' '위밴드수술' 'S병원'이 상위권을 장식 중이다. 일부 네티즌의 'S병원 측 의료사고' 주장이 퍼지면서, 해당 병원 측이 법적 대응 방침을 시사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여러 매체는 S병원 측 입장을 전하면서 신해철이 이곳에서 위밴드 수술을 했다 하지 않았다를 두고도 엇갈린 사실을 적어놓고 있다.
앞서도 비슷했다. 신해철과 관련해 '패혈증' '중환자실' '장협착증'이 주요 검색어였다. 이 단어가 들어간 수백, 아니 수천 개의 기사가 쏟아졌다. 이 가운데 신해철 소속사와 병원 측 창구를 통해 확인된 보도가 얼마나 될 지 의문이다.(물론 다 그렇다는 것이 아니다. 여전히 직필에 충실하고자 하는 동료 선후배 기자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한 의료계 관계자에 따르면 아산병원 홍보팀의 대응도 문제였다. 의료진의 공식 소견이 나오기 전 홍보팀은 '병원에서 신해철의 심정지 원인을 찾지 못한다'는 식의 보도를 상당히 못마땅해 한 것으로 알려졌다. 취재진의 쏟아지는 문의에 추측성 사견을 흘렸다는 시각이 있다. 이는 엄밀히 말하면 사실이든 아니든 환자(신해철) 측의 동의 없이 개인 진료 정보를 사전에 유출한 것이다.
결국 소속사 측은 지난 23일 오후 이례적으로 의료진 소견 전문을 공개했다. 워낙 억측이 난무한데다 일부 보도 내용이 엇갈리면서 혼선만 빚어졌기 때문이다.
이날 서울 풍납동 아산병원에서 만난 신해철 측 관계자들을 보기 민망했다. 침통한 표정의 관계자는 "포털 검색어 때문인지는 알겠지만 사람 목숨이 달린 일인데, 어떻게 이리 기사를 막 쓰는 분들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심지어 의료진의 소견 전문을 공개했음에도 의혹은 계속 됐다. 소속사 관계자는 "세월호 참사와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겠지만 당시 언론의 자정 노력이 있었던 것으로 아는데 벌써 다 잊은 것 같다. 보도 준칙이 있기는 있느냐"고 물으며 허탈해 했다.
다시 한 번 짚으면 24일 오후 1시 현재 신해철은 아직 별다른 차도를 보이지 않고 있다. 그를 둘러싼 궁금증에 대한 답 역시 달라진 것은 없다. 확실한 게 없다. 23일 공개된 의료진의 간략한 경과 보고 외 모두 추측이고 주장이다. 어디까지나 '현재'로서 그렇다는 것이다. 어느 쪽의 주장도 단언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 글조차 부끄럽다. 이러한 글을 쓸 자격이 없다고 해도 할 말은 없다. 그러나 신속보다는 정확, 가족의 입장 배려, 철저한 검증 보도가 나와야 할 때라는 점은 분명하다. S병원 측도 아산병원 측도 한치의 오진 없이 치료에 최선만 다하면 된다. 잘잘못이 있다면 나중에 따졌으면 한다. 언젠가 벌떡 일어날 '마왕' 신해철에게서 '야이 XXX'들아 왜 이리 시끄러워'라는 호통을 듣지 않으려면 말이다.
지금까지 나온 신해철에 관한 공식 Q&A는 다음 기사를 참고하면 된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23일자 보도다. ('S병원부터 찌라시까지…신해철 공식 Q&A' ·
• S병원부터 찌라시까지…신해철 공식 Q&A(종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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