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여수정 기자] 만약 자신이 다니고 있는 직장에 무서운 신입이 들어온다면 어떨 것 같아? 특히 얼굴은 늘 무표정이고 농담 삼아 던진 말에 자신 있게 한 쪽 손가락을 거는 그런 요상한 신입이라면 말이야.
이는 한국의 마지막 공포작으로 볼 수 있는 ‘마녀’의 주요 내용이야. 앞서 언급했듯 ‘마녀’는 자신에게 방해가 되는 것이라면 어떤 일도 서슴지 않는 미스터리한 신입 세영(박주희 분) 때문에 한 순간 공포로 변해버린 오피스 괴담을 그렸어. ‘오피스 괴담’이라는 사무실에서 벌어지는 끔찍한 일로 직장인들의 무한 공감대를 자극할 예정이야.
↑ 사진=MBN스타 DB |
이선은 교모하게가 아닌 대놓고 세영을 무시하거나 따돌려. 그래서 밉상 아닌 밉상으로 관객들에게 인식될 수도 있지만, 극 후반 세영의 무시무시한 정체가 공개되면 아마 다들 이선을 돕고만 싶어질걸.
팀장 이선의 공격에 당황하지 않고 돌직구를 날리는 강심장 신입 세영은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캐릭터로 시선을 끌지. 보통 팀장이 공격하며 웃고 말텐데 기를 쓰고 저격하려 하지. 때문에 사장, 팀장이 아닌 사람들에게는 통쾌함도 선사하고 있어. 소리를 지르거나 과한 행동으로 사람의 혼을 쏙 빼놓지 않고, 그냥 태연하게 행동하며 괴롭히고 고통을 주는 세영의 모습은 정말 섬뜩해. 오피스 괴담답게 압정, 가위 등이 주요 공격 도구야. 그래서 영화를 본 후 압정 또는 가위를 발견하며 절로 오싹해질지도 몰라.
무엇보다 깐깐한 팀장 이선 역의 나수윤의 초반 밉상 연기는 정말 얄미워. 세영이 다른 직원에게 선물한 컵을 일부러 깨뜨리지 않나, 일 못한다고 구박하지를 않나, 얄밉지만 똑부러진 모습 속 조금의 허당기가 존재해 묘하게 웃겨. 이는 이선의 극중 대사를 보면 알 수 있어. 그러니 만약 ‘마녀’를 관람한다면 이선의 대사를 주의 깊게 들어봐. 이에 앞서 나수윤은 “회사생활을 한 사람이라면 또는 아르바이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마녀’를 더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 같다. 누구에게나 미운 갑은 있으니까”라고 영화를 보는 팁을 전하기도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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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엄정화가 이선 역을 맡았다면 더 악랄하고 깐깐이 하늘을 찌르는 팀장이 탄생했을 거야. 나수윤은 박주희에게 지지만, 엄정화는 불꽃대결을 보일 것 만 같아. 물론 그녀에게도 허당기와 귀여운 술버릇이 존재하지만 이 점이 강점으로 부각되며 新 팀장을 만드는 셈이지.
또한 ‘마녀’ 공포작인데 엄정화 역시 ‘몽타주’ ‘베스트셀러’에서 이미 공포와 스릴러로 폭넓은 연기경험을 증명하기도 했잖아. 공포작 경험으로 보나 도도한 이미지로 보나 나수윤보다 더 물오른 깐깐함을 선사할 거야. 정말로 엄정화가 이선 역을 맡았다면, 다소 비극적인 결말이 달리 바뀌었을지도 몰라.
↑ 사진=포스터 |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 / 트위터 @mkcul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