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브레싱’(감독 조용선)이 첫 영화 출연작이라서 그렇다고? 뭐, 그럴 수도 있긴 하겠다. 하지만 서인국은 “촬영이 다 끝났어도 후반 작업을 하는 등 다른 일들을 하시는 분들이 계시는데 나도 이렇게 홍보에 나서며 다른 쪽으로 도움을 주는 게 도리 같다”고 했다.
왠지 믿음이 갈 수밖에 없다.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노력해 꿈을 이룬 그의 말이기 때문에 더 그런 듯하다. 좀 더 시간이 흘러도 열정이 변함없었으면 한다고 하니 “그래야죠”라며 고개를 끄덕이고는 웃는다. 예의 눈웃음이 믿음을 더한다.
“10대 때는 나름의 제 꿈을 위해 가장 열심히 했던 시기에요. 꿈을 위해 준비하는 과정이었죠. 20대는 내가 원하는 꿈을 어필하려는 시기죠. 지금까지는 잘해 온 것 같아요. 저의 30대가 기대된다고요? 진짜요? 그렇게 말해주시니 정말 고맙습니다.”
“‘역시 서인국이다’라는 팬들의 말이 기분 좋았어요. 그만큼 내가 열심히 하고 있다는 다른 말이니까요. 항상 관심을 두고 있는 것도 고맙고요. 제일 듣기 좋은 칭찬이요? 사실 저는 섹시하다는 말 좋아해요(웃음). 꼭 외모적인 것 말고도 여러 가지 의미로요. 하하하.”
‘노브레싱’에서 서인국이 맡은 원일은 수영천재다. 하지만 현실의 자신은 천재가 아니라고 했다. ‘슈퍼스타 K’를 통해 72만대 1의 오디션을 통과해 가수가 되고 이제는 배우라는 타이틀도 가진 서인국. 이 정도면 천재적인 능력을 가진 건 아니냐고 하니 손사래 쳤다.
“얼마만큼 즐기느냐에 따라 재능의 기준이 달라진다고 생각해요. 억지로 하는 것과 즐기면서 하는 것은 천지 차이죠. 물론 전 관심 있는 분야에만 올인 해요. 사실 노래를 처음에는 즐겼는데 어느 순간 스트레스로 다가올 때도 있더라고요. 그걸 잘 넘어가야죠.”
“당연하죠. 서인국의 매력적인 부분을 모르는 분들이 많았는데 ‘응답하라 1997’ 하면서 많이 보여줬고, 또 알게 되신 것 같아요. 그 이후에 다양한 작품, 다양한 캐릭터로 대본을 많이 받았어요. 좋았죠.”
서인국은 “연기를 하게 되면서 팬들도 늘어난 것 같다”며 “가수 활동하는 모습을 사랑해주시는 분들도 있고, 연기를 하는 모습을 좋아해주시는 분들도 많다. 드라마 ‘사랑비’ 때도 못 생기게 나왔는데도 예뻐해 주시더라. 누가 그 캐릭터를 욕하면 뭐라고 해줄 정도라 좋아해 줬다”고 즐거워했다.
요즘은 ‘응답하라 1994’가 인기인데 전작을 히트시킨 주인공은 이 드라마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솔직히 영화 홍보와 콘서트 준비 때문에 못 봤어요. 나중에 봐야죠. 홍보 시작하기 전에 신원호 PD님께 전화를 했는데 다독여주시더라고요. 카메오 불러 주겠다고 하셨는데 아직 아무 말씀 없으세요. 뭐, 안 불러주셔도 곧 통닭 사 들고 찾아가려고 해요.”(웃음)
‘노브레싱’은 서인국의 ‘먹방’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상반신이 공개되는 수영 선수로 나오니 관리가 필요할 텐데 배가 터질 듯 먹는다. 계속해서 먹는 신을 요구한 감독이 밉지는 않았을까? “엄청나게 미웠죠. 사실 큰 실수를 한 게 ‘몸 만들기 위해 수영 신 나중에 찍으면 안 되나요?’라고 부탁을 했는데 원일이는 계속 먹더라고요. 3kg은 찐 것 같아요.”(웃음)
서인국은 또 이종석이 비슷한 또래의 핫한 스타인데 촬영장에서 은근한 기 싸움이 있었던 건 아니냐고 하니 고개를 가로저었다. “제가 못 느낀 건진 모르겠는데 그런 건 없었어요. 각자 캐릭터에 집중해서 몸으로 느껴지는 건 없었죠. 오히려 고마웠어요. 낯가림이 심하다고 들었는데 먼저 다가와 애교도 부리던데요? 촬영장에서 정말 놀면서 일한 것 같아요.”
극 중 원일과 우상의 사랑을 동시에 받는 정은으로 나오는 그룹 소녀시대의 유리에게도 고마워했다. 그는 “유리가 ‘혼자 홍보하게 해 미안하다. 또 고맙기도 하다’는 문자를 보냈더라”며 “다들 스케줄이 안 되니 나라도 당연히 해야 하는 거로 생각한 건데 문자를 그렇게 보내주니 힘이 나고 고맙더라”고 좋아했다.
“‘서인국, 나 혼자 산다 모습 그대로다’라는 글을 봤어요. 잠옷 바지에 큰 박스티를 입고 슈퍼를 갔을 때였던 것 같아요. 떡진 머리였을 거예요. 저는 이상하게 잠자고 일어나면 (뒷머리를 손으로 가리키며) 이 부분이 뜨더라고요. 다행인지 아무도 사인은 해 달라고 안 하시던데요? 꾸미지 않으면 잘 모르셔서 그런 것 같아요. 하하하.”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 사진 강영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