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 음악중심’은 동영상 조회수, 음원 및 음반 판매 점수, 방송 출연 점수를 합산해 순위를 결정하며 최종 1위 선정은 생방송 중에 진행되는 문자 투표로 결정된다. 항목별 점수 비율은 공개되지 않았다. ‘인기가요’는 비교적 자세한 순위 산정방식을 공개했다. 음반을 제외하고 음원 50%와 유튜브, 페이스북, 트위터, 미투데이 등 SNS 통합 점수 30%, SBS 모바일 앱을 통한 시청자 투표점수 20%를 합산해 순위를 산출한다. 여기에 생방송 중 문자투표가 더해진다.
가요프로그램 순위를 올리는 첫 번째 꼼수는 음반 및 음원 사재기다. 최근 몇 년간 음반과 음원 사재기에 대한 논란은 끊임없이 제기됐지만 해결책은 쉽게 제시되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음원 사재기는 쉽게 법망을 피해 진행되기 때문이다. 음원 브로커들은 제휴 업체를 통해 합법적으로 얻은 아이디로 음원을 대량 구매한다. 편법이지만 불법은 아닌 셈이다.
한 가요관계자는 “1~2년 전까지만 해도 2억 원 수준에서 사재기를 했다면 최근에는 규모가 커져 5억 원 정도를 사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음반의 경우 브로커를 이용할 필요도 없다. 소속사에서 대량으로 음반을 구입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인기가요’는 SNS 점수 비율을 30% 반영하는 새로운 순위 산정 방식을 도입했다. 여기에서 두 번째 새로운 꼼수가 등장한다. ‘인기가요’는 전체 중 30%에 해당하는 SNS 점수를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 미투데이에서 각각 15%, 25%, 40%, 20% 씩 반영한다. SNS마다 라이크(Like), 리트윗(RT), 댓글 등에 가산치를 부여하는 방식의 점수 산출 알고리즘으로 공정성을 더했다는 것이 제작진의 주장이다. 예를 들어 SNS 중 트위터의 경우 맨션이 30%, 리트윗이 30%, 트위터 서치가 40%며 유튜브는 뷰(View)가 70%, 라이크가 10%, 댓글이 20% 등이다.
‘인기가요’의 SNS 점수 도입 발표 이후 인터넷 바이럴 마케팅 회사들에 기획사의 문의 전화가 폭주하고 있다. 바이럴 마케팅이란 인터넷 블로그 등을 이용해 고객을 유치하는 마케팅이다. 연예계에서는 주로 포털사이트에 집중적으로 조회수를 높여 검색어 순위를 올리는 방식으로 활용된다. 바이럴 마케팅 업체의 작업으로 SNS 점수를 올릴 수 있다는 것.
한 가요관계자는 “기존 바이럴 마케팅의 경우 한 달 기준 약 500만 원 정도 비용으로 가능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트위터, 페이스북, 유튜브, 미투데이 등 다양한 SNS를 동시에 작업해야 한다는 이유로 기본 1천만 원 이상을 요구하더라”며 “본격적으로 경쟁이 시작되면 가격은 더 치솟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SNS 집계 방식은 함정도 존재한다. 실제로 해당 가수를 응원하거나 노래가 좋다는 내용의 맨션 또는 댓글이 아니라도 상관없다는 것. 예를 들어 ‘OOO 노래가 별로다’라는 댓글 역시 점수에 포함될 수 있다. 소위 악플이 많은 가수의 SNS 성적이 좋을 수 있다.
생방송 문자 투표 역시 꼼수는 존재한다. 대포폰을 이용하는 방법이다. 주로 스팸문자 발송에 이용되는 대포폰을 통해 문자투표수를 조작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다. 아직 대포폰을 이용해서 문자 투표 점수를 올리는 기획사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쇼! 음악중심’과 ‘인기가요’가 순위를 부활시키기 이전에는 Mnet ‘엠카운트다운’이 유일하게 문자 투표를 반영해왔고 전체 중 5%로 비교적 낮은 비율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역시 경쟁이 치열해지면 새로운 꼼수로 도입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가요프로그램 순위를 올리는 세 가지 꼼수의 공통점은 편법적인 돈이 들어간다는 것이다. 한 중소 가요기획사 관계자는 “음원뿐 아니라 바이럴 마케팅조차도 꼼수를 부릴 엄두도 못 내고 있다. 애초 공정한 경쟁이 보장되지 못한다면 결국 노래가 아니라 팬덤이 강한 가수와 자금력이 좋은 회사들만 1위를 할 수밖에 없는 것이 순위 프로그램이다”고 한탄했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현우 기자 nobodyi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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