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정재의 또 다른 대표작이 될 게 틀림없습니다. 그는 영화 ‘신세계’에서 호흡을 맞춘 최민식, 황정민과 비교해도 전혀 밀리지 않습니다. 특히 중반 이후 이정재의 진가는 제대로 빛을 발합니다.
‘신세계’는 대한민국 최대 범죄조직 골드문에 잠입한 형사 성(이정재)과 그를 둘러싼 경찰 강 과장(최민식), 조직의 실세 정청(황정민) 등 세 남자 사이의 음모와 의리, 배신을 담은 범죄 드라마. 이정재는 조직을 일망타진하려는 밑그림을 그리는 설계자 강 과장에 의해 위험을 쓴 인물 자성을 연기했습니다.
13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이정재는 사실 어려운 역할이었다고 털어놓았습니다. 또 “가장 자신 없고 싫어하는 캐릭터”라며 솔직히 답했습니다. “처음 시나리오를 받자마자 ‘이 역할을 어떻게 하지? 연기하기 까다롭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행동은 없고, 생각만 많은 역할을 제일 싫어하거든요. 이걸 민식이 형이 같이하자고 하네? 어떡하지? 이걸 어떻게 해야 하나?’라는 막막한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죠.”
“감독님한테 ‘나도 행동으로 보여줄 수 있는 뭔가를 터트리고 싶은 지점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물어본 적도 있어요. 그런데 계속해서 긴장하고 갈등한 인물이 갑자기 변하면 캐릭터 힘이 깨질 것 같다며 서로 이견을 조율해 나갔죠. 그 흐름을 깨지 말고, 화려하지는 않더라도 처음처럼 밀고 나가는 게 좋다는 결론에 도달했어요.”
오랜 시간 연예계에서 활동하며 앞을 향해 달려온 그는 요즘 인생에서 일과 사랑을 빼면 뭐가 있나 싶다고 답했습니다. 가끔 술자리에서 지인들에게 하는 얘기입니다. 연기 활동과 함께 연애, 결혼을 생각하는 것인지 물으니 아쉬워했습니다.
“사랑 때문에 내가 일을 하고, 흥미롭고 재미있게 살려고 하는 게 아닌가 해요. 가족 간의 사랑이나 이성과의 사랑 모두 포함해서요. 제 인생에서 일과 사랑을 빼면 저는 아무것도 아닐 것 같은 느낌이에요. 하지만 요즘 일도, 사랑도 제 맘대로 되지 않는다는 말을 자주 하게 되는데 그게 아쉽긴 하죠.”
연기 베테랑일 것 같은데도 이정재는 “연기는 항상 어려운 것 같다”고 고개를 가로저었습니다. 특히 “요즘은 관객의 수준과 만족도가 높아진 것 같다”고 짚으며 “그건 좋은 현상 같다”고 말했다. “‘이 정도만 했는데 몰라보네?’라고 할 정도면 일을 건성으로 할 수 있거든요. 요즘 관객들이 대단하다는 걸 다 알고 있으니 신중하게, 완성도 있게 찍으려고 노력을 많이 해요.”
그런 노력
“호평도 많고, 좋은 기사들도 많이 난 걸 봤어요. 너무 감사한 말이고, 그렇게 되면 무척 좋을 것 같긴 해요. 하지만 아직 일반 반응이 나온 것도 아니니 조심스러워하게 되네요.”
[사진 = 스타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