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오토바이 운전자의 목숨을 앗아간 서울 명일동 땅 꺼짐 사고 현장이 정부가 지정한 94곳의 '고위험 구간' 중 한 곳이었던 사실이 새롭게 드러났습니다.
작년 말에 특별점검까지 했다는데, 시기가 지하철 굴착공사가 시작되기 전이어서 제대로 관리는 되고 있었던 건지 의문이 일고 있습니다.
이혁근 기자입니다.
【 기자 】
지난해 8월, 서울 연희동 도로를 달리던 SUV 차량이 갑자기 땅속으로 사라집니다.
70대 동승자는 심정지 상태로 구조돼 심폐소생술까지 받았고, 정부는 두 달 뒤 대책을 내놓습니다.
싱크홀 우려가 큰 곳을 고위험 구간으로 선정해 두 달가량 특별점검을 하겠다는 내용입니다.
흙이나 물을 제대로 막고 공사가 진행되는지 확인하고, 위법행위가 적발되면 공사중지를 포함해 엄정 조치하겠다고 했습니다.
강남 영동대로 지하 공사장 등 모두 94곳이 선정됐는데, 이번에 사고가 난 명일동 현장 역시 고위험 구간에 포함됐습니다.
▶ 스탠딩 : 이혁근 / 기자
-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11월 고위험구간으로 지정된 명일동 현장을 정밀조사했지만, 당시 아무 문제를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이번 사고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는 서울지하철 9호선 연장을 위한 굴착 공사가 시작되기 한 달 전에 이뤄진 겁니다.
인근 주유소와 꽃집 등에서 도로 균열 등 전조 증상을 호소했지만, 조치는 미흡했습니다.
▶ 인터뷰(☎) : 이수곤 / 전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
- "토목 공사 관리만 잘하면 되는 거예요. 지금 관리 안 해 놓고 부실 공사를 해 놓고 공무원이나 업자가 살아남으려고 괜히 엉뚱하게…."
정부는 고위험 구간은 1년에 최소 2차례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고위험 구간으로 관리해놓고도 사고를 막지 못했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MBN뉴스 이혁근입니다. [root@mbn.co.kr]
영상취재 : 김현우 기자
영상편집 : 최형찬
그래픽 : 양문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