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상승 편승해 가격 올리고 회삿돈 빼돌린 식품업체 사장…국세청 철퇴

↑ 오호선 국세청 조사국장이 2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서민생활을 위협하는 민생침해 탈세자 99명에 대해 세무조사에 착수한다고 밝히고 있다. [사진 출처 = 국세청]

고물가 국면에 편승해 슬몃 먹을거리 가격을 올린 후 폭리를 취하며 회삿돈을 빼돌린 탈세 혐의자들이 무더기 적발됐다. 서민들 밥상 물가와 외식 물가를 악화시키는 농축수산물 중간 도매업자와 프랜차이즈 본부 등도 대거 과세당국 도마에 올랐다.
국세청은 민생 어려움을 가중시킨 탈세 혐의자 99명에 대해 세무조사를 벌인다고 27일 밝혔다. 국세청은 먹을거리와 주거비 등 서민 기본 생활 분야에서 폭리를 취한 탈세자와 서민 생계기반을 흔든 얌체족들을 세무조사 대상으로 선정했다.

↑ 회삿돈 빼돌리고 법인 명의 슈퍼카 10대를 개인적으로 사용하다 적발된 식품 제조업체 [자료 출처 = 국세청]

식품 프랜차이즈 업체 사주인 A씨가 대표적이다. A씨는 제품 수요가 늘자 가격을 인상한 후 종전 법인 주소지에 자녀 명의 법인을 추가로 설립해 매출 수십억원을 분산했다. 또 수출 판매대금을 친인척 명의 차명계좌로 받은 후 이를 신고하지 않고 세금을 피하려다 덜미를 잡혔다. 회사에서 근무하지 않은 자녀에게 연간 수억원의 급여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회삿돈을 빼돌렸다. A씨 자녀는 람보르기니와 벤틀리 등 모두 26억원 어치 법인명의 슈퍼카 10여대를 개인적으로 사용하며 법인카드로 수억원에 달하는 고가시계 등 명품을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탈루 소득으로는 부동산을 사들이는 등 사치스러운 생활을 이어가다 국세청 철퇴를 맞았다.

↑ 끼워넣기 거래 통해 부당이익 누린 프랜차이즈 업체 [자료 출처 = 국세청]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 B사는 최근 외식, 배달 수요가 몰리자 전국 가맹점을 수백개로 늘렸고, 신규 가입 가맹점이 낸 가맹비와 교육비를 줄여 신고해 매출을 누락했다. TV '맛집' 프로그램에도 출연한 유명 음식점 사장 C씨는 회사 소유 주택에 살면서 자신과 배우자 명의의 3채 넘는 주택은 모두 임대했는데 이 과정에서 받은 월세와 보증금 등 임대소득을 전액 신고하지 않다가 세무조사 대상이 됐다.
중고제품 전문 판매업자 D씨는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 다수에 가족·지인 명의로 아이디를 만들어 고가의 물품을 반복적으로 팔았다. D씨는 판매대금은 모두 지인 명의 차명계좌로 빼돌려 매출 신고를 하지 않고 탈세한 혐의를 받고 있다. 빼돌린 돈으로는 고급 스포츠카와 아파트 분양권을 사들이고 해외 여행과 주식 투자에 나서기도 했다.
오호선 국세청 조사국장은 "서민생활 안정을 저해하는 반사회적 민생 침해탈세에 엄정하게 대응할 것"이라며 "탈세 혐의자에 대해 금융 추적 등을 통해 강도 높은 세무조사에 나서며 조사 과정에서 사기 등 부정한 행위로 조세를 포탈한 혐의가 확인될 경우 고발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김정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