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복절을 앞두고 가석방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3일 오전 서울구치소에서 나오고 있다.2021.8.13. [이충우 기자] |
13일 오전 10시 서울구치소에서 출소한 이 부회장은 준비된 차량 G80을 타고 곧장 구치소를 빠져나왔다. 이후 1시간 뒤인 11시경 삼성 서초사옥에 대기하고 있던 언론사 사진 기자들에게 이 부회장을 구치소 앞에서 탑승한 G80이 포착됐다.
이 부회장이 해당 차량에 타고 있었는지 아닌지는 정확히 확인되지 않는다. 다만 이동 시간을 고려했을 때 한남동 자택이나 다른 곳을 들렸다 서초사옥에 왔을 가능성은 적을 것이라고 재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측은 "(이 부회장이 서초사옥에 왔는지) 우리도 확인이 안 된다. 구체적인 일정을 보고받은 게 없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이 자택이 아닌 서초사옥으로 곧장 향한 것은 밀린 업무 현안을 파악하는 등 경영 일선 복귀를 준비하려는 의도인 것으로 보인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 부회장은 서초사옥 집무실에서 밀린 업무 현안들을 보고받고 파악할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이 부회장은 이날부터 광복절과 16일 대체공휴일까지 연휴가 이어진 만큼 수일간 휴식을 취하고 가족들과 시간도 보낼 것으로 보인다. 또 이날 혹은 연휴 중 아버지 고(故) 이건희 회장이 잠든 수원 선영을 찾을 가능성도 크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18년 2월 석방 당시에는 출소 직후 삼성의료원에 입원 중이던 부친 이 회장을 찾아갔었다.
최근 삼성전자는 글로벌 패권 경쟁에서 밀리며 위기를 겪고 있다. TSMC와 인텔이 대규모 투자로 초격차 전략을 이어나가는 와중에 삼성은 구체적인 계획조차 내놓지 못하고 있다. 스마트폰 사업도 중국 샤오미가 턱밑까지 쫓아오며 1위 자리를 위협 당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 부회장이 경영 일선에 복귀해 공격적인 투자와 인수합병(M&A)을 단행해야 한다는 경재계 목소리가 높았다.
한편 이날 오전 10시 5분경 흰 셔츠에 노타이 검은색 정창차림으로 서울구치소 정문을 나온 이 부회장은 다소 수척해진 모습이었다. 지난 3월19일 맹장 끝 충수 돌기에 염증이 발생하는 충수염으로 응급 수술을 받은 후 오랜 구금으로 체중이 빠진 것으로 보인다.
가석방 소감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이 부회장은 "저에 대한 걱정, 비난, 우려, 큰 기대 잘 듣고 있다
반도체 대책, 코로나19 백신 확보 등 취재진의 질문에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며 걸음을 옮겼다. 이어 정문 한 쪽에 대기하고 있던 G80 승용차에 올라 정문을 나선 지 3분여 만에 서울구치소를 빠져나갔다.
[김승한 매경닷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