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 한 푼 안 쓰고 모아도...수도권 집 사는데 8년 걸려

"코로나19로 인한 전세계적 초저금리 기조 영향"
"집값·임대료 높아지면서 PIR·RIR 상승"

최근 부동산 가격 급상승으로 월급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도 수도권 집을 사기까지 8년이 걸린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오늘(13일) 발표된 국토교통부가 국토연구원에 의뢰해 지난해 7~12월 표본 5만1천 가구를 대상으로 실시한 2020년도 주거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자가가구의 연 소득 대비 주택가격 배수(PIR)는 중위수 기준 전국 5.5배로, 5.4배였던 2019년에 비해 증가했습니다.

PIR은 주택 가격을 연 소득으로 나눈 값으로, 소득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을 경우 언제 집을 살 수 있는지 나타내는 지표입니다.

수도권의 PIR은 전년 6.8배에서 작년 8.0배로 오르면서 수도권 내 집 마련을 위한 시간은 6.8년에서 8년으로 연장됐습니다. 지난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수도권 PIR은 6.7~6.9배 수준이었으나 이번에 큰 폭으로 뛴 것입니다.

광역시에선 PIR이 같은 기간 5.5배에서 6.0배로, 도 지역은 3.6배에서 3.9배로 각각 상승했습니다.


생애최초 주택 마련 소요 연수도 작년 7.7년으로 전년 6.9년 대비 상승해 2016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임차 가구 월 소득에서 차지하는 월 임대료 비율(RIR)은 전국 기준 중위수 기준 16.6%로, 2019년(16.1%)에 비해 소폭 상승했습니다.

수도권이 18.6%로 가장 높았으며 광역시(15.1%), 도 지역(12.7%)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다만 국토부와 연구원은 이날 서울의 PIR, RIR 자료는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이와 관련해 국토부 관계자는 "2020년은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된 해로, 경기 침체 대응을 위해 전 세계적으로 초저금리 기조 등이 나타나면서 집값과 임대료가 높아져 PIR, RIR이 상승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연구보고서는 오늘부터 국토교통부 통계누리에서 공개되며 마이크로데이터는 통계청 마이크로데이터 정보제공 시스템에 품질 점검을 거친 후 9월 말부터 확인 가능합니다.

[차유채 디지털뉴스 기자 jejuflower@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