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양궁에 기여한 현대차 기술과 여자 대표님 우승 순간 [그래픽 출처 = 현대차그룹, 사진 촬영 = 한주형 기자] |
10점 과녁에 꽂혀있던 화살을 다른 화살이 갈라버렸다. 24일 도쿄올림픽 양궁 혼성 단체전 준결승에서 한국 양궁 대표팀 안산(20)이 쏜 화살이다. 과녁 정중앙 카메라 렌즈를 깼던 선배들에 버금가는 신기(神技)다.
양궁 국가대표팀은 범접할 수 없는 능력을 발휘한다. 세계 최정상을 자리를 지키며 도쿄올림픽에서 금메달 5개 '전관왕'을 노린다. 26일까지 걸린 금메달 3개를 목에 걸면서 전관왕을 향해 순항중이다.
올림픽에서만 1984년 LA 대회부터 2021년 도쿄 대회 남자단체전까지 금메달 26개, 은메달 9개, 동메달 7개를 획득했다. 같은 기간 양궁 종목에 걸린 전체 금메달 10개 중 7개를 차지했다.
↑ 대한민국 양궁 남자 대표팀이 26일 일본 도쿄 유메노시마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양궁 남자단체전 결승전에서 대만을 꺾고 금메달을 따냈다.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 김제덕·홍승진 감독·김우진·오진혁(왼쪽부터)이 환호하고 있다. [도쿄 = 한주형 기자] |
잘 알려지지 않은 비결이 하나 더 있다. 비인기종목 양궁을 1985년부터 37년간 체계적으로 후원해 온 현대차그룹의 지원이다.
↑ 은 2008 베이징올림픽 직후 `양궁인의 밤` 행사에서 박성현 선수와 악수하고 있는 정몽구 명예회장(왼쪽)과 2016리우올림픽 남자 양궁개인전 결승전에서 구본찬 선수가 금메달을 확정짓고 정의선 양궁협회장. [사진 출처 = 매일경제DB] |
정 명예회장은 국내 체육단체 중 최초로 스포츠 과학화를 추진, 스포츠 과학기자재 도입 및 연구개발 등을 통해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을 높이는 데 힘썼다.
이를 통해 세계화를 향한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양궁 장비 품질을 직접 점검하고 개발토록 독려, 현재 세계 양궁인들이 한국산 장비를 가장 선호하게 되는 계기도 마련했다.
↑ 현대차그룹이 양궁 발전을 위해 개발한 고정밀 슈팅머신 [사진 제공 = 현대차] |
정 회장은 2008년 양궁의 장기적 발전을 위해 '한국 양궁 활성화 방안'을 연구하도록 지시했다.
양궁협회는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3기 13년에 걸친 중장기적 양궁 발전 플랜을 세워 시행에 나섰다.
이를 통해 양궁 꿈나무의 체계적인 육성, 양궁 대중화 사업을 통한 저변확대, 지도자/심판 자질 향상, 양궁 스포츠 외교력 강화 등의 성과를 얻었다. 경기력뿐 아니라 행정 및 외교력 등 한국 양궁의 내실 있는 발전을 이뤄냈다.
↑ 현대차그룹이 양궁 발전을 위해 개발한 딥러닝 비전 AI코치 [사진 제공 = 현대차] |
이미 최강의 양궁 실력을 갖췄지만 신궁으로 바꿔놓기 위해 현대차그룹 R&D 기술을 적극 활용했다. 현대차의 신공(神功)이다.
최상 품질의 화살을 선별하는 장비인 '고정밀 슈팅머신', 점수를 자동으로 판독하고 데이터베이스화하는 '점수 자동기록 장치', 비접촉 방식으로
↑ 심박수 측정 장비 [사진 제공 = 현대차] |
3D 프린터로 선수의 손에 최적화해 제작한 '맞춤형 그립'을 대표선수단에 제공했다.
↑ 정의선 대한양궁협회 회장(앞줄 맨 왼쪽)이 25일 도쿄 유메노시마 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 양궁단체 결승전에서 선수들을 응원하고 있다. [도쿄 = 한주형 기자] |
정 회장이 중요한 경기에만 모습을 나타내는 것은 아니다.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정의선 회장은 지난 2019년 도쿄올림픽 양궁 테스트 이벤트 대회현장을 찾았다.
대표 선수들을 응원하려는 목적도 있었지만, 양궁 경기장인 도쿄 유메노시마 공원 양궁장과 선수촌 시설을 둘러보기 위해서였다.
정 회장은 한국으로 돌아와 진천선수촌에 도쿄 양궁 경기장과 똑같은 시설을 건설했다. 도쿄대회에서 예상되는 음향, 방송 환경 등을 적용한 모의 대회도 개최했다.
지난해 1월에는 대표선수들이 도쿄대회와 동일한 기후 조건에서 연습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7월말 도쿄
코로나19로 국제 대회 경험을 할 수 없고, 야구장에서의 소음 및 관중 적응 훈련도 불가능해지자 정 회장은 양궁 대표단이 경기장 환경과 방송 중계 상황에 최대한 적응할 수 있는 실전 훈련을 실시했다.
[최기성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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