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고차를 보러 갔다가 협박, 강매, 바가지를 당하지 않을까 두려워하는 소비자들이 많다 [사진출처=매일경제DB] |
#중고차 딜러 B씨는 사이트에 국산 소형 SUV를 헐값 수준인 470만원에 내놨다. 해당 차를 구매하려고 매매상사를 찾은 C씨에게 B씨는 원래 제시했던 가격보다 6배 비싼 2880만원을 요구했다. C씨는 구입을 거부했다. B씨는 폭언과 함께 C씨를 30여분간 감금했다.
지난해 경찰에 적발된 중고차 범죄다. 협박과 강매는 소비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악질 중고차 범죄 수법이다.
사기와 바가지도 소비자들이 중고차 구입을 주저하게 만든다. 여기에 코로나19 확산으로 다른 사람과 접촉하기를 꺼려하는 분위기도 강해졌다. '정상적'으로 중고차를 사고 팔려는 업체나 딜러엔 설상가상이다.
중고차 기업은 생존을 위해 코로나19 시대 화두가 된 '비대면(언택트) 판매'에 주목했다. 비대면 특성 상 협박이나 강매는 불가능하다.
↑ 안 보고도 중고차를 살 수 있는 홈서비스 [사진 제공=케이카] |
중고차 기업은 품질이 상대적으로 우수한 차량을 직접 매입한 뒤 상태를 점검하고 가치를 높이는 상품화 과정을 거쳐 판매하고 품질을 보증해준다.
여기에 계약, 자동차보험 가입, 이전 등록 서비스 등을 모두 한곳에서 처리해준다. 온라인쇼핑몰 쿠팡의 로켓배송처럼 구매한 중고차를 원하는 곳으로 당일 배송해주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품질에 대한 자신감으로 구매 후 3~7일 동안 차량을 타본 뒤 반납을 요구하는 소비자에게 환불해주는 서비스도 도입했다. 온라인 쇼핑몰 부럽지 않은 소비자 보호 기능이다.
신차는 다른 사람 손을 거치는 순간 가치가 급락하면서 중고차가 되지만 품질이 우수한 중고차는 사고만 없다면 단기간에 상태나 가격이 바뀌지 않기 때문에 가능한 전략이다.
직영차를 판매하는 케이카(K Car)는 지난 2016년 국내 자동차업계 최초로 비대면 온라인 판매를 도입한 이커머스 선두주자다.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매물 검색부터 결제는 물론 당일배송까지 클릭 몇 번만에 손쉽게 진행할 수 있는 '내 차 사기 홈서비스'다.
케이카 홈서비스 이용자 비중은 2016년에는 9.3%에 불과했지만 2017년 18.6%, 2018년 24.8%, 2019년 28.2%, 2020년 35%로 늘었다. 올해 상반기에는 43.1%로 크게 증가했다.
↑ 케이카 온라인 구매 의향 조사[자료 제공=케이카] |
케이카가 지난해 '중고차 온라인 구매'를 주제로 성인남녀 36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70% 이상이 중고차를 온라인으로 구매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고차를 온라인으로 구매할 의향이 있는가' 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72.1%가 '그렇다'고 답했다.
온라인 구매가 가능한 이유로는 판매사의 '브랜드를 믿을 수 있어서'라는 답변이 32.6%로 가장 높았다. 중고차를 살 때 브랜드 신뢰도를 중요하게 여긴다는 뜻이다.
뒤이어 '보증 서비스'와 '환불 제도'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답변이 각각 32.2%와 23.3%로 나왔다.
판매자를 믿을 수 있다면 온라인 쇼핑몰에서 생필품을 구매하듯이 중고차도 안 보고 살 수 있다는 뜻이다.
↑ 엔카 홈서비스 [사진 제공=엔카닷컴] |
지난 2019년부터는 가격이 비싼 차종도 많이 판매되고 있다. 현대차 그랜저는 물론 중고차값이 1억330만원에 달한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도 홈서비스로 팔렸다.
올해에도 홈서비스 이용자가 1억380만원인 볼보 XC90 하이브리드 2020년식을 실제 보지도 않고 앱을 이용해 구입해갔다.
케이카는 홈서비스 인기 비결은 회사가 직접 매입한 뒤 상품화를 거쳐 판매하는 직영 매물, 3개월 5000㎞~1년 2만㎞ 품질을 보증해주는 케이카 워런티, 차량평가사가 제공하는 진단 정보와 함께 매물을 생동감 있게 살펴볼 수 있는 3D 라이브 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현금, 카드, 할부 중에서 소비자가 원하는 방식으로 결제할 수 있는 기능을 결합한 것도 홈서비스 인기에 한몫했다고 풀이했다.
여기에 희망 배송일과 원하는 장소를 선택할 수 있고 오전 11시 전에 온라인 구매 절차를 완료하면 당일 오후에 바로 보내주는 배송 서비스, 구매 후 3일 동안 구입한 차량을 타본 뒤 마음에 들지 않으면 환불받을 수 있는 '3일 환불제'는 소비자들의 불안 심리를 잠재웠다고 해석했다.
국내 최대 자동차 거래플랫폼인 엔카닷컴도 7일간 타보고 구매 결정을 할 수 있는 비대면 구매 서비스 '엔카 홈서비스'를 운영중이다.
↑ 쏘카 캐스팅 [사진 출처=쏘카] |
캐스팅 이용자는 원하는 차량을 최대 48시간 동안 타본 뒤 구매여부를 결정하는 '타보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전 차량 1년 2만km 무상 보증 프로그램, 가격 정찰제 등으로 바가지나 사기 피해도 차단할 수 있다.
쏘카 캐스팅은 최근 지역 생활 커뮤니티인 당근마켓에 입점했다. 당근마켓 이용자들은 캐스팅 '타보기' 서비스 이용료를 '당근 간편결제'로 해결할 수 있다. 차량 구매대금은 가상계좌로 입금하거나 신용카드로 결제할 수 있다.
↑ 원더카 직거래 [자료 출처=하나은행] |
하나은행은 모바일 전용 '하나원큐' 앱에서 개인간 직거래를 지원하는 '원더카 직거래' 서비스를 출시했다.
개인끼리 중고차를 사고팔 때
또 직거래 차량의 보험사고이력, 침수 및 압류여부 등을 무료로 확인할 수 있다. 차량 동행 점검 및 정비 서비스, 원거리 탁송 서비스도 원클릭으로 이용할 수 있다.
[최기성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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