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김범석, 동일인 지정 회피…"외국인이라"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이 '동일인' 지정을 피했습니다. 외국인이기 때문입니다.

↑ 쿠팡의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상장을 기념하며 김범석 의장이 개장을 알리는 종을 울리고 관계자들과 함께 기뻐하는 모습 / 사진 = 뉴욕증권거래소 제공

29일 공정거래위원회는 "쿠팡은 그간의 사례, 현행제도의 미비점, 계열회사의 범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쿠팡 주식회사를 동일인으로 판단하였다"고 밝혔습니다. '동일인'은 특정 기업집단을 지배하는 최대주주로서 흔히 '총수'라고 일컬어집니다.

공정위는 "쿠팡의 경우에 창업자 김범석이 미국법인 Coupang, Inc.를 통해 국내 쿠팡 계열회사를 지배하고 있음은 명백하나, 기존 외국계 기업집단의 사례에서 국내 최상단회사를 동일인으로 판단해온 점, 현행 경제력집중 억제시책이 국내를 전제로 설계되어 있어 외국인 동일인을 규제하기에 미비한 부분이 있는 점, 김범석을 동일인으로 판단하든 쿠팡 주식회사를 동일인으로 판단하든 현재로서는 계열회사의 범위에 전혀 변화가 없다는 점 등을 고려하였다"고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 김재신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이 2021년도 대기업집단 지정결과를 설명하는 모습 / 사진 = 공정거래위원회

그러면서 "쿠팡의 기업집단에 대해서 Coupang, Inc.를 김범석이 사실상 지배하고 있다는 그 점에 대해서는 이론의 여지가 없는 것 같다"면서도 "그 동일인을 국내법에 의해서 새로운 의무와 또 형벌의 제재대상이 되는 동일인으로 지정할 것인가에 관한 문제는 조금 다른 문제라고 저희들은 판단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동일인 지정이 법률행위로서 법적 다툼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간 외국계 기업집단에 대해 일관되게 국내 최상단회사를 동일인으로 지정한 점도 고려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이번 일을 계기로 외국인이 동일인으로 지정될 필요가 있다는 점이 처음으로 제기됐다"고 공정위는 설명했습니다. 이에 따라 "동일인의 지정 요건, 기준, 확인 절차, 이런 것들을 구체적으로 명확하게 보완할 필요가 있다"면서 "제도개선 작업을 시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김 의장이 동일인 지정을 회피함에 따라 제기된 특혜 논란과 관련해서는 "국내법에 의해서 설립된 쿠팡의 기업집단의 회사들은 공정거래법상의 대규모기업집단으로 지정된다"며 "국내에 기업집단과 동일하게 공정거래법에서 적용되는 모든 의무사항에 다 동일하게 적용이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대규모 유통업법에 의한 감시대상도 들어간다"고 설명했습니다. 따라서 동일인으로 쿠팡을 지정하든 김범석 개인을 지정하든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 공정위의 설명입니다. 또 쿠팡이 현재 미국 나스닥에 상장돼 미국거래소 규제에 따른 친족이나 임원, 주요 주주 등과 일정규모 이상 거래에 대해 공시 의무가 있다는 점을 설명하면서 공정위도 이를 포착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 신동규 디지털뉴스부 기자 / easternk@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