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30~50대 젊은 남성에서 많이 발생하고 평생 유병률이 11.5%나 될 정도로 비교적 흔한 질환이 있다.
바로 요로결석이다. 요로결석은 전체 인구의 5~10%가 한번 이상 경험할 정도로 흔한데, 원인은 인종, 성별, 기후, 연령, 식습관, 가족력 등에 따라 다양하며, 최근에는 동물성 단백질 섭취 증가가 주요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남성이 여성보다 2~3배 많다.
결석(結石)은 여러가지 이유로 우리 몸에 생긴다. 결석이란 몸 속 칼슘, 콜레스테롤, 세균 분비물 등의 성분이 체내에서 결정으로 침전돼 덩어리로 굳어지는 것을 말하는데, 결석이 생기는 부위에 따라 치석(齒石)·타석(唾石)·췌석(膵石) 등으로 분류할 수 있다. 그중에서 요로결석은 신장, 요관, 방광, 요도 등 비뇨기계에 생기는 모든 종류의 결석을 의미하며, 90% 이상이 신장과 요관 등 상부에서 발생한다. 요로결석이 생기면 소변의 흐름에 장애가 초래되고 그 결과 극심한 통증이 발생한다.
국내 연구에 따르면 요로결석 성분 중에서 가장 많은 것이 '옥살산칼슘'으로 56~73%를 차지했다. 두 번째로는 요산 성분만으로 된 '단일석' 또는 요산과 옥살산칼슘 성분의 '혼합석'이 12~22%였다. 50대 사업가 P씨는 얼마 전 한 밤 중에 극심한 복부통증으로 응급실에 실려 갔다가 '신장결석'으로 진단돼 치료를 받았다. P씨에게서 나온 결석 성분을 분석하지는 않았지만, 요산칼슘옥살산 성분의 돌일 것으로 추정된다. 그 이유는 P씨는 사업상 접대, 회식 등의 외식이 많았기 때문이다. 고기에 소맥(소주+맥주)을 곁들인 식사가 일주일에 3~4회 이상이다. 고기를 먹은 뒤에는 김치찌개에 밥을 시켜서 먹는다. 그런 P씨는 몇 달 전부터 지인의 권유를 받았다면서 한 알에 1000mg짜리 고용량 비타민C를 가지고 다니면서 식사 때마다 한 알씩 먹는다. 보충제로 먹는 비타민C만 하루 3000mg으로 하루 권장섭취량의 30배에 달한다. 김성권 서울대의대 명예교수(신장내과 전문의·서울K내과원장)는 "P씨는 몇 년 동안 혈액 검사 때마다 요산 수치가 계속 높게 나왔는데도 무심코 넘겼다가 작년에 통풍 진단을 받은 적이 있다"며 "P씨는 요로결석 발생 위험을 높이는 전형적인 식습관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돌의 주요 성분 중 하나인 옥살산은 시금치, 양배추, 견과류 등에도 들어 있지만 식품으로 섭취하는 옥살산은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 하지만 비타민C 보충제로 과도하게 섭취하면 상황이 다르다. 김성권 교수는 "비타민C는 수용성이라 많이 먹어도 소변으로 대부분 배출되므로 문제가 없다는 주장도 있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라면서 "비타민C가 몸 안에서 대사되는 과정에 옥살산이 많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짜게 먹으면 콩팥에서 나트륨을 많이 배출해야 한다. 문제는 콩팥에서 나트륨을 내보낼 때 칼슘도 함께 배출된다는 점이다. 이렇게 되면 소변 속의 칼슘 농도가 높아진다. 이 칼슘이 옥살산과 결합해 옥살산칼슘이 되는데, 이것이 요로결석이 된다. 이것만으로도 요로결석이 잘 생기는데, P씨처럼 요산 수치가 높으면 요산칼슘옥살산이 합쳐진 요로결석(혼합석)의 발생 위험도 높아진다.
그렇다면 요로결석을 예방할 수 있을까?
요로결석은 재발이 잘 되므로 한 번이라도 경험한 사람은 고위험군이다. 예전에는 요로결석 예방법이 마땅치 않았지만, 최근에는 내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다.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나트륨 배출은 촉진하고, 칼슘 배출은 억제하는 이뇨제 복용을 고려할 수 있다. 둘째 고용량 비타민C 복용은 중단해야 한다. 셋째 혈중 요산 수치가 높으면, 이를 낮추는 약물을 복용해야 한다. 넷째 싱겁게 먹기를 실천해야 한다. 다섯째 물을 많이 먹어야 한다. 더우면 요로결석 위험이 증가한다. 세계적으로 요로결석이 많은 지역을 '결석지대(stone blet)'라고도 하며 기온이 높고 물이 적은 몽골, 이란, 페루 등 사막 국가들이 포함된다. 따라서 더울 때는 물을 넉넉히 섭취해 소변량이 부족해지지 않게 해야 한다.
여섯째 동물성단백질 섭취를 가급적 줄여야 한다. 동물성 단백질을 과도하게 섭취하면 소변이 산성화(산성뇨)되기 쉽고, 이는 요산을 뭉치게 만들어 결석을 만든다.
약물 복용이 필요하지만 그에 앞서 식사량과 음주, 무분별한 영양보충제 또는 건강기능 식품 섭취를 줄이는 것도 시급하다. 짜게 먹는 식습관도 하루 빨리 바꿔야 한다. 물만 더 먹고, 다른 것은 덜 먹어야 한다. 통풍은 '제왕의 병'이라고도 불렸다. 산해진미를 즐겼던 왕들에게 많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일반인도 옛날 왕들만큼
[도움말 = 김성권 서울대의대 명예교수 / 정리 = 이병문 의료선임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