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한국은행 국외투자통계팀 이창석 조사역, 울산본부 김지형 과장, 연수운영팀 조동애 과장, 전망모형팀 김찬우 과장.[사진 제공 = 한국은행] |
한국은행이 올해 1월 4일부터 주5일 모두 복장자율화를 시행하면서 바뀐 직원들의 모습이다.
한은은 2018년 5월부터 매주 금요일만 캐주얼 데이를 도입했는데 올해부터 이를 확대했다.
이제는 요일에 상관없이 원하는 복장으로 출근할 수 있다. 한은은 복장자율화를 자율적이고 창의적인 조직문화로 거듭나기 위한 상징적인 첫걸음으로 보고 있다.
요즘 아침 출근시간 한은 직원들의 복장을 보면 '색깔'이 보인다.
8일 출근길 모습에서는 봄이 오는 색깔이 보인다. 옷에서 봄기운이 풍기는 것. 특히 종전에는 검은색 구두 일색이었지만 이제는 복장자율화가 실감날 정도로 신발에 개성이 묻어난다. 커다란 브랜드가 그려진 신발부터 유행하는 어글리 슈즈도 눈에 들어온다.
지난 1월로 거슬러 올라가 복장자율화 첫날만해도 검은색, 남색 일색의 정장을 입고 출근하는 직원들이 많이 보였는데 지금은 달라졌다.
후드티, 가죽재킷, 찢어진 청바지, 스니커즈, 운동화, 패딩조끼, 라운드티는 이제 낯선 풍경이 아니다. 점심 때 직원식당을 가봐도 정장을 차려입은 직원은 찾아보기 힘들다.
출근 때 과감한 핑크 계열 바지에 도전했던 김찬우 전망모형팀 과장은 "학생 때 입던 옷을 다시 꺼냈다"고 말했다.
한은 직원들은 복장자율화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분위기다. 편안함과 함께 업무 효율성도 높아졌다고 말한다.
정유미 뉴미디어팀 조사역은 날씨에 맞게 옷을 입을 수 있는 점을 복장자율화의 장점으로 꼽았다.
정 조사역은 복장자율화의 장점을 체감할 수 있었던 한파, 비와 눈 소식이 가득했던 1월을 떠올리며 "영하 20도 한파에 얇은 블라우스와 정장바지를 입고 출근했다면 생각만해도 덜덜 떨린다"고 말했다. 정 조사역은 "이제는 비오는 날에 레인부츠로 발을 보송보송하게 지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복장자율화로 업무 효율이 높아졌다는 반응도 많다. 송은영 한은 채권시장팀 과장은 "정장은 아무래도 불편하고 갑갑한데 편하게 일을 할 수 있으니 업무 효율이 올라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귀연 물가통계팀 차장은 "30년 넘게 입던 스타일을 하루아침에 바꾸기가 쉽지 않았지만 젊은 스타일에 더 다가갈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며 긍정적 변화에 공감했다.
최유진 자금순환팀 과장은 높은 힐이 있는 구두 대신 스니커즈 착용을 언급하며 "편안하다"는 점을 피력했다.
한은 내부에서는 복장자율화 시행이 그 취지처럼 직원의 자율성과 개성을 살리고 창의적인 조직문화 형성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종헌 매경닷컴 기자 cap@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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