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기업공개) 역사를 다시 쓸 것으로 기대되는 SK바이오사이언스 공모 청약이 3주 앞으로 다가왔다. 바뀐 공모주 배정 방식 탓에 개인 투자자들의 계좌 만들기 러시도 본격화하고 있다. '균등 배정' 방식이 도입돼 목돈을 넣은 단일 계좌보다 소액의 다수 계좌가 더 많은 공모주를 받을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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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외선 이미 20만원...공모가 3~4배
SK바이오사이언스는 LG에너지솔루션, 크래프톤,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등과 더불어 올해 IPO 시장을 달굴 주인공으로 주목받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공모가 최상단 기준 예상 시가총액은 4조9725억원, 공모 규모는 1조4918억원이다. 이는 코스피 역대 6위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2018년 SK케미칼의 백신사업부문이 물적 분할되면서 탄생했다. SK그룹 소속이긴 하나 최태원 회장의 사촌동생인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이 이 회사를 키워왔다. 지배구조는 '최창원 부회장(40.2%)→SK디스커버리(33.5%)→SK케미칼(98.0%)→SK바이오사이언스' 순이다.
IPO 시장에서 SK바이오사이언스가 주목 받는 이유는 코로나 백신 관련 사업 기대감 때문이다. 이달 말부터 국내에서도 코로나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 코로나 백신 관련 기업에 대한 투자심리가 더욱 고조될 가능성이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아스트라제네카, 노바백스와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CMO) 계약을 맺고 생산에 돌입했다. 국내에서 코로나19 백신을 생산하는 기업은 SK바이오사이언스가 유일하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해 10월에 이어 지난달 20일, 두 차례에 걸쳐 이 회사를 방문한 바 있다.
유한휘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전세계적인 코로나19 판데믹을 기점으로 글로벌 백신 CMO기업으로 레벨업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공모가 매력도 흥행 요인으로 꼽힌다. 현재 38커뮤니케이션 등 장외거래 시장에서 SK바이오사이언스 비상장 주식은 주당 20만원선에 거래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공모가는 주당 4만9000~6만5000원으로 이보다 훨씬 낮다.
SK그룹 한 식구인 SK바이오팜에 대한 학습효과도 있다. SK바이오팜과 SK바이오사이언스는 낮은 공모가, 높은 대주주 지분율 등에서 유사한 측면이 있다. SK바이오팜은 상장 첫날 공모가(4만9000원)의 두 배인 9만8000원에 거래를 시작해 이틀 연속 상한가를 가면서 상장 셋째날 장중 26만95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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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짜리 계좌 하나보다 1000만원짜리 계좌 10개가 주식 더 받는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IPO 시장 등판으로 금융당국이 야심차게 내놓은 균등 배정 방식의 IPO 일반청약 개선 방안도 심판대에 오르게 됐다.
그동안 공모주 투자는 거액 투자자의 전유물이나 다름 없었다. 워낙 경쟁이 치열한 탓에 목돈을 넣어도 받을 수 있는 주식수가 매우 적었기 때문이다. 60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경우 1억원을 넣으면 27만원짜리 주식 2주를 받을 수 있었다.
금융당국은 지난 11월 'IPO 공모주 일반청약자 참여기회 확대방안'을 통해 전체 공모 주식 가운데 개인 투자자 몫을 기존 20%에서 25~30%로 늘리고 개인 몫의 공모주 물량 가운데 절반 이상은 균등 배분하기로 했다. 즉 개인투자자 배정 공모주 물량이 100주라면 최소청약금 이상을 넣은 투자자들에게 50주를 공평하게 나눠서 배정하고, 남은 50주는 기존의 방식대로 투자자들의 청약금에 비례해 주식을 배정하는 것이다. 이 방식은 지난달 19~20일 씨앤투스성진의 공모주 일반 청약에서 처음으로 적용됐다. 최소 청약 증거금인 16만원 이상을 넣은 계좌는 모두 4주씩을 배정받았다.
현재까지 큰 문제가 없었지만 대어인 SK바이오사이언스는 상황이 다를 수 있다. 혼탁한 차명계좌간의 경쟁이 이미 시작되고 있다. 비례 배정 방식에서는 많은 주식을 받기 어려우니 균등 배정에서 최대한 많은 주식을 확보하기 위해 가족과 지인의 명의로 주식 계좌를 만들고 자금을 분산해 청약을 넣는 것이 훨씬 유리하기 때문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 공모 청약은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등 대형 증권사 6곳에서 진행된다. 성인들은 비대면 계좌 개설을 통해 손쉽게 주식계좌를 열 수 있지만 미성년자는 지점에 내방해야 한다. 이들 증권사의 청약 통합전산시스템이 아직 마련돼있지 않은 점을 이용해 증권사별로 다수의 계좌를 만드는 이들도 적지 않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이달 초 SK바이오
[고득관 매경닷컴 기자 kdk@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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