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노조, 역시 '신의 직장'

【 앵커멘트 】
공기업 노조가 직원 채용이나 승진 등 인사와 경영에 깊이 관여하면서 상당한 권한을 행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최근 공기업 선진화 방안에 따라 개혁 움직임이 본격화하면서 앞으로 적지 않은 마찰이 예상됩니다.
보도에 최재영 기자입니다.


【 기자 】
역시 공기업들은 '신의 직장'이라 불릴 만 했습니다.

예탁결제원, 한국거래소, 여성정책연구원 등은 단체협약상의 경조휴가를 모두 합치면 30일에서 최대 40일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심지어 근로시간을 법정 기준보다 적게 규정해 수당을 더 많이 받는 공기업도 있습니다.

공기업 노조는 인사권과 경영권에도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 채용을 비롯한 인사를 사전에 협의하도록 하는 조항을 가진 곳도 많았습니다.

석유공사와 가스공사, 국민연금관리공단 등 일부 기관은 조합원이 숨지거나 공상으로 일하지 못할 때 퇴직과 동시에 배우자나 직계 자녀 한 명을 특별채용하는 조항도 있습니다.

근무평가에서도 노조 전임자의 근무평정 점수는 전임 직전 3년간 평점 가운데 가장 높은 점수를 전임기간에 적용하도록 못박기도 했습니다.

노조를 비판한 직원을 징계에 부치도록 해 비판조차 허용하지 않는 곳도 있었습니다.

예금보험공사나 자산관리공사,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은 개인적인 학습에 대해 특별휴가나 공무휴가를 줬습니다.

한국소비자원은 근무시간에 대학이나 대학원 출석을 1주일에 이틀, 8시간 한도 내에서 허용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공기업 선진화 방안에 따라 지금의 단체협약을 개선한다는 방침이지만, 노조는 지금 협약도 부족하다는 견해여서 앞으로 적지 않은 마찰이 예상됩니다.

mbn뉴스 최재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