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증시가 대폭락의 충격파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입니다.
현지시간으로 오늘(10일) 아시아권 증시의 반등 흐름은 미약했고, 유럽의 주요국 증시는 일제히 하락세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유럽보다 몇시간 늦게 마감한 뉴욕증시는 롤러코스터 끝에 장막판 급반등에 성공했습니다. 종일 변덕스러운 광란의 거래를 펼쳤다고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습니다.
금융시장 불안의 '뇌관'으로 작용했던 원유와 미국채 시장은 다소간 안정된 흐름을 보였습니다.
'블랙 먼데이'를 연출했던 뉴욕증시는 하루만에 가파른 오름세로 돌아섰습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167.14포인트(4.89%) 상승한 25,018.16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지수는 135.67포인트(4.94%) 상승한 2,882.23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393.58포인트(4.95%) 상승한 8,344.25에 마감했습니다.
3대 주가지수 모두 포인트 기준으로는 하루 전날 낙폭의 절반가량을 되찾은 셈입니다.
전날 다우지수는 2,013.76포인트(7.79%), S&P500 지수는 225.81포인트(7.60%), 나스닥지수는 624.94포인트(7.29%) 각각 하락하면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폭락세를 기록한 바 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급반등에 성공한 셈이지만 '블랙 먼데이'의 여진 속에 장중 극심한 불안정성을 노출했습니다.
개장 직후 1,000포인트 가까이 치솟았다가 곧바로 하락 반전하면서 160포인트 밀리기도 했습니다. 당일 등락폭은 1,300포인트에 달했습니다.
주식을 비롯한 위험자산이 안정을 되찾기까지는 몇 주일이 걸릴 것이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WSJ은 평가했습니다.
그만큼 투자자들의 공포감이 과도하다는 의미로도 해석됩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는 C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지금 시장에는 2개의 전염병이 있다"면서 "하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고, 또 다른 하나는 과학적 현실에 들어맞지 않는 내러티브에 근거한 공포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증시에는 위험한 시점"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유럽 주요국 증시는 대체로 급락세를 이어갔습니다.
프랑스 CAC40 지수는 전장보다 1.51% 하락한 4,636.61로 마감했습니다.
독일 DAX 30지수 역시 1.41% 내린 10,475.49로 장을 끝냈고, 범유럽 지수인 유로스톡스 50도 1.66% 내린 2,910.02를 기록했습니다.
유럽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가장 많은 이탈리아의 FTSE MIB 지수도 전날보다 3.05% 하락한 17,911.95로 마쳤습니다.
다만 영국 FTSE 100만 전 거래일 대비 0.23% 소폭 상승한 5,979.65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전날 7~8% 폭락세에서 벗어나 반등을 시도했다가 결국 동력을 이어가지 못했습니다.
'오도 증권'의 미카엘 야코비 유럽대륙거래본부장도 코로나19의 영향이 크다는 점이 점점 더 명확해졌다면서 주가의 기술적인 반등 시도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나타냈습니다.
앞서 마감한 아시아 주요국 증시들도 소폭 반등하는 데 그쳤습니다.
일본 증시의 닛케이225 지수는 0.85% 상승 마감해 전날의 낙폭(-5.07%) 일부를 회복했습니다. 전날 5.61% 내렸던 토픽스 지수도 1.28% 올랐습니다.
중국 증시의 상하이종합지수와 선전종합지수는 각각 1.82%, 2.42% 올랐고 대만 자취안 지수는 0.24% 상승했습니다.
한국 증시의 코스피(0.42%)와 코스닥 지수(0.87%)도 전날의 하락분을 일부 회복했습니다.
글로벌 증시 폭락을 촉발했던 원유 시장은 다소간 안정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10.4%(3.23달러) 상승한 34.36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5월물 브렌트유도 오후 4시30분 현재 배럴당 11.21%(3.49달러) 오른 34.62달러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하락폭이 지나치게 컸던 탓에 기술적인 반등이 이뤄지면서 낙폭의 3분의 1가량을 되찾았습니다. 전날 4월물 WTI는 24.6%(10.15달러) 떨어진 31.13달러에 거래를 마치면서 걸프전 당시인 1991년 이후로 하루 최대 낙폭을 기록한 바 있습니다.
여기에 주요 산유국인 러시아가 추가적인 감산 협상의 여지를 남기자, 국제유가가 상승폭을 확대했습니다.
AFP통신에 따르면 알렉산드르
감산 협상의 추이에 따라서는 또다시 폭락세를 되풀이할 가능성도 크다는 의미입니다.
안전자산 수요로 연일 최저치를 기록했던 국채금리도 모처럼 상승세를 탔습니다. 벤치마크인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0.30%포인트 급반등한 0.793%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MBN 온라이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