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최근 한국 경제에 관해 "생산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으나 수출과 투자의 부진한 흐름이 지속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기획재정부는 오늘(20일) 발간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9월호에서 "글로벌 제조업 경기 등 세계 경제 성장세 둔화와 반도체 업황 부진이 지속하는 가운데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 조치와 미중 무역갈등도 지속하고 있다"며 "최근 사우디 원유시설 피격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 부각 등 불확실성은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정부는 그린북에서 '부진'이라는 표현을 지난 4월호부터 6개월 연속 사용했습니다. 2005년 3월 그린북 창간 이후 가장 긴 사용입니다.
다만 4∼5월에는 '광공업 생산, 설비투자, 수출' 등 주요 수출지표가 부진 판단의 대상이었다면, 6∼9월에는 '수출, 투자'로 범위가 축소됐습니다.
7월 주요 지표를 보면 광공업 생산은 제조업, 전기·가스업, 광업 등의 호조로 전월 대비 2.6% 늘어 6월(0.1%)보다 증가 폭이 커졌고 서비스업 생산도 정보통신업 등에서 늘면서 1.0% 늘었습니다. 이에 따라 전(全)산업 생산은 1.2% 증가했습니다. 설비투자는 2.1% 늘었습니다. 다만 소매판매는 0.9%, 건설투자는 2.3% 각각 감소했습니다.
8월 수출은 세계 경제 둔화와 반도체 업황 부진으로 1년 전보다 13.6% 줄었습니다. 9개월째 감소세입니다.
8월 소비자물가는 농·축·수산물과 석유류 가격 안정세로 1년 전과 비교할 때 보합을 나타냈습니다.
홍민석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브리핑에서 디플레이션 조짐이 나타나는 것이 아니냐는 물음에 "최근 소비자물가가 낮은 부분은 농·축·수산물, 석유류 등 공급 측면과 유류세 인하·건강보험 보장성 확대·무상급식 등 정책적 측면이 나타난 것으로, 이를 제외하면 1% 초중반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국내총생산(GDP) 디플레이터가 마이너스(-)가 나타났지만, 그 구성 요소 중 하나인 내수 디플레이터는 1%대에서 움직이고 있다는 점 등을 종합하면 디플레이션 우려는 과하다"며 "다만 일본의 사례를 보며 철저히 대비해야 하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습니다.
정부는 지난 17일 발생한 아프리카돼지열병(ASF)과 관련해서는 "물량 부족 우려 등으로 불안 심리가 확대되면서 돼지고기 수요가 급증해 도매가가 급등했지만, 소매가는 영향이 미미한 상황"이라며 "가격 불안이 발생하지 않도록 면밀하게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습니다.
8월 소비 관련 속보치를 보면 국산 승용차 내수판매량은 1년 전보다 6.8% 감소했습니다.
반면 백화점(4.5%), 할인점(0.4%), 온라인(9.2%) 매출액과 카드 국내승인액(6.3%)은 작년 8월보다 모두 증가했습니다. 한국을 찾은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도 26.9% 늘었습니다.
그러나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2.5로 한 달 전보다 3.4포인트 떨어지며 2년 7개월 만에 최저를 기록했습니다.
8월 고용은 취업자가 1년 전보다 42만5천명 늘며 증가 규모가 확대되는 등 회복세를 나타냈다고 정부는 평가했습니다. 실업률도 3.0%로 1년 전보다 1.0%포인트나 하락했습니다.
국내 금융시장을 보면 주가와 국고채 금리는 8월 중순 이후 상승했으며, 환율은 상승(원화 약세)하다가 이달 들어 하락했습니다.
8월 주택시장은 매매가격(-0.05%)과 전세가격(-0.10%)이 전월보다 내리며 하락세를 지속했습니다.
정부는 "일본 수출 규제 대응 등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며 이·불용을 최소화하는 등 재정 집행을 가속화하겠다"며 "하반기 경제활력 보강 추가 대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는 등 정책역량을 총동원해 투자·내수·수출 활성화를 적극적으로 뒷받침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홍민석 과장은 전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4%에서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