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환율변동에 따른 피해를 막기 위해 가입한 키코(KIKO)로 인한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습니다.
한 상장사가 흑자부도를 낸 데 이어 아예 키코 계약을 해지하는 기업도 나왔는데요. 기업들은 물론이고, 은행권까지 연쇄부실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먼저 키코 피해 실태를 강태화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태산LCD의 흑자도산.
이어 상장사 가운데 처음으로 키코 해지 기업까지 나왔습니다.
피해액을 더는 감당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계약을 해지한 제이브이엠은 키코에 손댔다 자기자본의 31.5%인 244억 원을 날렸습니다.
하지만 주가는 오히려 올랐습니다.
불확실성이 해소됐기 때문입니다.
현재 자본의 20%가 넘는 손실을 본 회사도 코스닥에만 16개, 코스피에도 5개나 됩니다.
전체 기업의 손실액은 9,600억 원에서 최근 1조 6,000억 원으로 급증했습니다.
▶ 인터뷰 : 키코 가입 기업 관계자
- "환율이 서서히 올랐다면 업체도 대비를 했을 텐데, 한 달에도 100원씩 올라가는 데 대처할 방법이 없었죠."
수수방관하던 당국의 입장도 달라졌습니다.
▶ 인터뷰 : 전광우 / 금융위원장(mbn 출연)
- "키코로 인한 유동성 문제가 있는 기업에 대해서 만기 연장을 하거나 소위 롤 오버를 통해 단기적 유동성 문제를 하는 등의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막대한 수익을 올렸다는 비난의 화살을 받고 있는 은행도 난처해졌습니다.
기업들이 도산할 경우 연쇄 부실에 빠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 인터뷰 : 구용욱 / 대우증권 금융팀장
- "기업들이 키코 손실로 인해서 도산하거나 유동성에 심각한 문제가 생길 경우, 은행의 손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당장 태산LCD에 키코와 피벗을 판매한 하나은행은 평가손실이 3천억 원, 이밖에 대부분 은행의 키코 판매액은 엄청납니다.
급해진 은행들도 대안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과도한 환 헤지가 일어난 경우 투기로 간주하고, 키코 등의 판매를 자제한다는 겁니다.
▶ 인터뷰(☎) : 은행연합회 관계자
- "책임 소재와는 별개로 하고, 그건 다른 쪽에서 다루고 있으니까… 앞으로 피해를 방지하고 예방하기 위해 어떤 게 필요한지 순수하게 이런 차원으로 접근하는 거죠."
하지만 시중은행에 강제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닌 만큼 실제 시행되기까지는
▶ 스탠딩 : 강태화 / 기자
- "환 헤지 파생상품 '키코'의 역풍이 만만치 않습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피벗'과 '스노볼' 등 이름도 생소한 파생상품의 피해가 노출되고 있어, 키코는 시작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mbn뉴스 강태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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