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서해대교에서 29대의 차량이 연쇄 추돌해 50여명의 사상자를 낸 참사를 기억하실 텐데요.
사고의 원인은 짙은 안개나 어둠 속에서 보이지 않는 트럭이었습니다.
어둠 속을 질주하는 '무법 트럭'의 실상을 강태화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어두운 밤길.
보이지 않던 대형트럭이 앞을 가로막습니다.
참사로 이어질 수 있는 아찔한 순간입니다.
▶ 스탠딩 : 강태화 / 기자
- "모든 대형 트럭에는 이렇게 반사판을 달게 돼 있습니다. 하지만 보시는 것처럼 많은 차들이 이 규정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습니다."
반사판을 떼 버리거나 아예 가리고 다니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 인터뷰 : 전재홍 / 트럭 운전기사
- "일부러 떼 놓은 거죠. 나중에 검사받으러 갈 때 꼭 달고 가야 하니까요. (뒤차가 봤을 때 잘 안 보이지 않을까요?) 에이, 반사판 가지고 아무 소용 없어요."
과연 그럴까.
희미한 후미등, 그나마 한쪽은 켜지지도 않습니다.
반면 반사판이 있는 차들은 뒤에서 쉽게 알아볼 수 있습니다.
물론 반사판만 단다고 끝이 아닙니다.
시커먼 먼지, 빛이 제대로 반사될 리 없습니다.
후미등의 밝기를 측정해 봤습니다.
0.04룩스, 기준 미달입니다.
하지만 먼지를 닦고 다시 측정한 값은 0.11까지 올라갑니다.
▶ 인터뷰 : 조경근 / 삼성화재 선임연구원
- "화물차 등화장치 관리를 잘 해야 하고, 반사판을 반드시 장착하는 관리가 필요합니다. 또 덤프트럭 등 건설기계로 분류된 차량도 의무장착이 검토돼야 합니다."
현재 대형 덤프트럭과 믹서차 등은 대부분 자동차가 아닌 건설기계로 등록돼, 반사판 설치 등의 규정에서 예외입니다.
법의 허점인 셈입니다.
화물차로 인한 야간사고에서 사망자가 승용차보다 2배 이상 높은 것도 다 이유가 있습니다.
반면 미국은 반사판은 물론으로 측면 조명을 갖추지 않은 차들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우리 도로에서는 지금도 3백만 대가 넘는 '무법 트럭'들이 어둠 속을 질주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강태화입니다.
< Copyright ⓒ mb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