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섭게 성장하고 있는 전기차시장의 걸림돌인 충전 문제를 블록체인으로 해결한 'EVZ(Electrc Vehicle Zone) 플랫폼'이 개발돼 관심을 끌고 있다. 전기차 충전 인프라 전문기업인 '차지인'이 개발한 EVZ 플랫폼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전기차 충전소를 공유·연계하는 서비스다.
지난해 전세계 전기차 시장은 110만대 규모로 사상 처음 100만대를 돌파했다. 블룸버그 '2018 뉴에너지파이낸스(BNEF)'에 따르면 2030년에는 3000만대로 시장이 커질 전망이다. 국내 시장의 성장세도 두드러진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와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1~11월 국내 친환경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5.3% 성장한 10만9602대로 사상 처음 10만대 고지를 돌파했다. 연료비 절감, 보조금과 같은 경제적인 효용과 환경에 기여한다는 사회·윤리적 측면의 만족감 등이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한 가지 걸림돌이 있다. 급증하는 전기차를 뒷받침해줄 충전소가 부족하다는 문제다. 환경부가 올해 9월 전기차 사용자 26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가장 큰 불편 요인으로 충전 불편·충전기 부족(55.8%)이 꼽혔다. 전기차주라면 누구나 충전소를 찾기 힘들어 전전긍긍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불편 요인은 크게 3가지다. 첫째는 충전소 부족이다. 둘째는 충전이 완료된 뒤에도 충전소를 주차장처럼 점유해 다른 이용자의 충전을 막는 행태다. 셋째는 충전소마다 사업자가 달라 회원등록·결제 규정 등이 상이하다는 점이다.
전기차 충전소는 개인용과 공용으로 나뉘는데 개인용의 경우 개인이 직접 주거지나 사유지에 설치하는 형태다. 때문에 본인 이외엔 사용할 수 없다. 하지만 EVZ 플랫폼은 개인이 소유한 충전소를 다른 전기차주에게도 공유할 수 있게 해준다. 이 과정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해 충전소 공유에 참여한 개인에게 보상을 제공한다. 개인 충전소 소유자의 참여를 유도해 보상을 얻게하는 동시에 전기차 전체 생태계로 볼 때 충전소 수가 늘어나는 효과를 발생시킨다는 얘기다.
충전기 점유 문제는 페널티로 해결한다. 예컨대 공용 충전소에서 1시간을 충전하기로 했는데 이를 초과해서 충전소를 사용하는 경우 초과분에 대해선 시간 당 2배의 비용이 빠져나가게 하는 것이다. 충전소 마다 다른 결제규정은 다양한 충전소를 EVZ 플랫폼 내로 통합함으로서 자연스럽게 해결된다. 충전 요금부과를 위해 별도의 암호화폐인 EVZ코인을 사용하므로 충전사업자 간 '충전소 로밍서비스' 구축이 가능해 복잡성을 해소한다.
EVZ 플랫폼을 개발한 차지인의 최영석 대표는 "EVZ는 블록체인 기반의 전기자동차 충전 인프라 공유 플랫폼으로 현재 당면한 충전기 부족문제를 해결하고 사용자 간 공유경제를 추구함으로써, 탈중앙화된 친환경 에너지 산업을 선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석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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