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9일 "전체 주류에 대한 종량세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맥주에 매기는 세금을 가격(종가세)이 아닌 양(종량세)을 기준으로 적용할 경우 국산맥주 가격이 1캔당 평균 363원 저렴해지고 수입 맥주는 89원 가량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1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기재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맥주에 대한 세금 체계를 바꿔야 한다"는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의 주장에 대해 "그럴 필요성이 충분히 있다"며 "관련 조세특위에 적극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7월 맥주에 대한 주세 체계 개편을 검토한 바 있다. 세금 체계 때문에 편의점에서 수입 맥주를 4캔에 1만원에 파는 가운데 국산 맥주는 오히려 차별을 받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국내맥주는 제조원가에 판매관리비, 이윤을 과세표준으로 해 주세를 부담하는데 비해 수입맥주는 수입신고가와 관세로만 주세를 납부해 가격 경쟁력에서 유리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입맥주 '4캔 1만원' 프로모션이 사라진다는 여론에 종량세 도입은 무산됐다.
이런 여론과는 달리 종량세를 도입해도 수입맥주 인상폭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기재위 소속 심기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세청에서 제출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캔맥주 500㎖를 기준으로 종량세를 도입하면 국산맥주는 363원 저렴해지고 수입 맥주는 89원 가량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우려보다는 수입맥주의 가격 상승폭은 그리 크지 않은 셈이다. 이는 리터당 835원을 과세했을 때의 추정치다.
김 부총리는 "맥주 종량세 문제는 굉장히 진지하게 검토했고, 그럴 필요성이 충분히 있다"며 "다만 생맥주가 반대 현상이 나온다"라고 말했
[김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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