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알을 낳는 닭'이 탄생했다. 일본 연구진이 유전자 편집 기술을 이용해 개당 최대 30억원을 호가하는 달걀을 낳는 닭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5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일본 경제산업성 산하 산업기술종합연구소(AIST)의 바이오메디컬 부문 연구팀은 최근 유전자 편집 기술로 암, 간염 치료에 효과가 있는 희귀 단백질 '인간 인터페론β'를 함유한 달걀을 낳는 암탉을 만들었다. 달걀 1개에는 이 단백질이 30~60mg 포함돼 있다. 시중 판매가로 환산하면 6000만엔(약 6억원)에서 3억엔(약 30억원)에 이른다.
이 달걀이 비싼 까닭은 항암 치료제 개발에 쓰일 수 있기 때문이다. 달걀에 함유된 인간 인터페론β는 항 바이러스 성분의 단백질로 암 세포의 분열을 막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AIST는 이 황금알을 낳는 닭을 만들기 위해 평범한 수탉의 배아에서 정자의 근원이 되는 세포를 분리해 배양한 뒤, 인간 인터페론β를 만드는 유전자를 삽입했다. 그리고 이 세포를 다른 수탉의 배아에 넣어 부화시키자 흰자에 이 단백질이 포함된 달걀을 낳는 암탉이 만들어졌다. 닭의 경우 수정란 유전자 편집이 어려운데, 정자의 근원이 되는 세포를 편집하는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한 것이다.
인간 인터페론β를 만드는 기존 방법은 대장균이나 배양세포를 이용하기 때문에 대량생산이 어렵고 대규모 전용시설을 필요로 했다. 그러나 연구팀이 개발한 새로운 방법은 번식이 쉬운 닭의 알 속에서 이 성분이 생성되기 때문에 대규모 시설이 없어도 된다. 오이시 이사오 연구팀 부문장은 "대장균 등을 사용해 인간 인터페론β를 만드는 방법이 있지만, 이번 방법을 이용하면 더 저렴하게 대량 생산할 수 있다"며 "게놈 편집 기술로 닭이 (인간 인터페론β 외) 여러가지 유용한 단백질을 만들게 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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