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세계 아카데미 접수처 모습 [사진제공 = 신세계백화점] |
A씨는 "하루 맛보기 식으로 진행되는 원데이 클래스가 백화점 문화센터에는 다양하게 마련돼 있다"며 "퇴근 후 저녁 시간을 이용해 '수제맥주 만들기'와 '태국 음식 쿠킹 클래스'를 들었는데 만족도가 높아 정규 수업을 들어볼까 한다"고 말했다.
주 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된 지 한 달이 넘으면서 백화점 문화센터의 풍경이 달라지고 있다. '저녁이 있는 삶'을 즐기려는 직장인들이 문화센터로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문화센터의 주요 강좌는 주 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되기 전 대부분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 사이에 집중 배치돼 있었다. 자녀와 함께 문화센터를 찾는 주부 손님이나 점심시간 직전과 오후 시간을 활용하려는 비직장인들을 겨냥해서다. 그러나 지난 7월부터 자신의 취미나 여가 생활을 즐기려는 직장인들이 크게 늘면서 문화센터 강좌 내용이나 시간표가 달라지는 모습이다.
우선 젊은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한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관련 강좌 비중이 크게 늘어난 점이 눈에 띈다.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이번 가을학기에 워라밸 관련 강좌 수를 10~15%가량 늘렸다. 대표 강좌로는 드로잉, 댄스, 음악, 운동, 필라테스 등이 있으며 해당 강좌는 모두 2030세대가 즐겨찾는 것들이다.
주요 수업이나 인기 있는 강좌의 시간 역시 직장인들이 몰리는 저녁 시간대로 옮기는 추세다.
신세계 아카데미 관계자는 "주부 수강생들이 몰리는 오전 11시와 오후 1, 2시 시간대가 문화센터에서 가장 인기가 높았던 것에 비해 이번 학기에는 저녁 시간을 활용해 수강하려는 직장인들이 몰리며 수업 시간 변경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취미 생활을 위해 '원데이 클래스'를 찾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는 점 또한 특징이다.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올해 가을학기 백화점 문화센터 접수 결과 원데이 특강을 신청한 고객 비중이 50.3% 차지했다. 또 원데이 특강을 수강한 이들은 대부분 2030세대로 나타났다.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 후 달라진 문화센터 풍경를 두고 백화점 업계는 고무적이란 반응이다. 온라인 쇼핑 등을 즐기며 오프라인 백화점에는 잘 오지 않았던 2030세대가 백화점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매출 증대 역시 기대된다. 실제로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일반 고객의 백화점 이용 횟수는 월평균 1.2회에 머무르는 반면, 문화센터 회원의 이용 횟수는 월평균 8회로 6배가 넘는다. 연간 사용액이 2000만원 이상인 VIP 고객 비중 역시 문화센터 회원이 일반 고객보다 8배 가량 높다. 문화센터 회원으로서의 충성도가 커질수록 백화점의 '큰 손'이 될 가능성도 높아
백화점업계 관계자는 "최근 젊은 층에서 백화점 문화센터를 많이 찾으며 자연스럽게 백화점 소비 역시 이뤄지는 모습"이라며 "문화센터 회원은 아무래도 매일 혹은 매학기 강좌를 수강하며 백화점에 대한 충성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더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방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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