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구 회장 2심서도 웃었다

'금호'라는 상표를 둘러싸고 벌어진 금호가(家) 형제간 소송에서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동생인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측이 승리했다.
8일 서울고법 민사4부(부장판사 홍승면)는 금호산업이 금호석유화학, 금호P&B화학, 금호개발상사를 상대로 제기한 상표권이전등록 등 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원고(금호산업)의 항소를 기각한다"고 밝혔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측은 "즉시 대법원에 상고 하겠다"고 반발했다.
2007년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박삼구 회장의 금호산업과 박찬구 회장의 금호석화 양대 지주회사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금호산업 등이 갖고 있던 '금호' 등의 상표권을 금호석화와 공동명의로 등록했다. 다만 그룹 내에서 금호 상표에 대한 사용 권리는 금호산업이 갖는 것으로 정리됐다.
이 때문에 금호석화는 2009년 10월까지 브랜드 사용료를 금호산업에 지불했다. 하지만 같은해 그룹 내 형제간 경영권 분쟁이 시작되면서 금호석화는 금호산업에 브랜드 사용료 지급을 멈췄다. 이에 금호산업은 2013년 금호석화 등을 상대로 미납한 상표권 사용료 261억원을 지급하라는 소송을 냈다.
앞서 1심은 "금호산업이 금호그룹 상표의 실질적 권리자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금호산업이 금호석화 등에 상표사용료 지급을 청구하는 부분은 이유 없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 즉, 금호산업과 금호석화의 상표권 공동 소유권을 인정한 것이다.
1심 판결에 대해 박삼구 회장측은 "'금호' 상표권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이 1972년 설립한 지주회사 ㈜금호실업이 최초로 사용한 이후 현재의 ㈜금호산업에 이르기까지 30년이 넘도록 계속하여 출원, 등록, 관리를 해오면서 법적 정통성을 승계해 왔다"며 항소했다.
2심 재판부는 박삼구 회장과 박찬구 회장간 조정도 시도했지만 지난해 11월 조정은 결렬됐다. 그 사이 양쪽의 감정의 골을 더 깊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박삼구 회장은 지난해 금호타이어 경영권까지 잃으며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자산기준 재계 순위는 19위에서 24위로 떨어졌다.
[문지웅 기자 / 채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