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바이오벤처의 차세대 모델로 주목받았던 브릿지바이오가 의미있는 첫 성과를 냈다.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임상시험 허가(IND)를 신청한 것이다. 브릿지바이오는 26일(현지시간) FDA에 궤양성 대장염 신약후보물질인 BBT-401의 미국 임상을 위한 허가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신약 임상시험 허가를 신청하는 기업들은 많지만 브릿지바이오는 산학연 협력모델이 만든 성공사례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 회사는 연구보다 개발에 주력하는 'NRDO(No Research Development Only)' 회사로 주목받았다. 일체의 실험은 외부 협력기관이나 전문 위탁연구기관(CRO)에 위탁하고 신약 후보물질 개발 계획과 관리에 집중한다. 2015년 9월 설립이래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펀딩을 할 때마다 자금이 몰렸고, 총 283억원을 조달하면서 화제가 됐다.
브릿지바이오는 지난 2015년 10월 궤양성 대장염의 신약후보물질 BBT-401의 원발명자인 한국화학연구원 및 성균관대학교로부터 전세계 독점실시권을 확보했다. 이정규 브릿지바이오 대표는 "한국 연구진이 검증한 신약 표적 단백질을 화학연구원에서 신약후보물질로 발굴하고, 다음 단계를 개발전문 바이오텍이 '혁신신약 (Frist-in-Class)'으로 전임상 개발을 마무리하는 등 삼박자가 맞아떨어진 산학연 협력의 좋은 사례"라고 설명했다.
궤양성 대장염은 크론씨 병과 함께 대표적인 염증성 장질환으로 꼽힌다. 환자들은 대장 점막에 다발적으로 궤양이 생기는 만성적인 재발성 염증질환으로 고통받고 있는다. 1차 약제인 항염증제 약물 반응률이 50%에 불과하기 때문에 치료제로 스테로이드계열 약물들을 거쳐 엔브렐이나 레미케이드, 휴미라 등 고가의 항TNF 항체치료제들을 사용하게 된다. 브릿지바이오는 안전성이 뛰어나면서도 염증억제 효과와 대장내 점막층의 치료 효과가 좋은 1차 약제 개발에 주력하기로 했다. BBT-401이 1차 약제로 개발될 경우 현재 치료제에 반응하지 않거나 증상 개선이 미미한 환자들에게 좋은 치료 대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BBT-401은 전임상 동물 효력 시험에서 탁월한 염증억제 효과와 점막층 치료 효과를 입증했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전임상 독성시험에서 사람 기준 하루 10g을 섭취해도 별다른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을 정도로 안전성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BBT-401은 경구 투여 시 장내에만 머무르고 전신으로 흡수가 되지 않기 때문에 스테로이드 계열 약물이나 항TNF 항체들이 전신에서 작용해 발생하는 감염 위험 증가 등 부작용 우려도 줄였다.
이 대표는 "앞으로 30일간 FDA에서 임상 중단이나 추가 자료요구 같은 조치가 없으면 바로 임상 1상을 진행할 수 있다"며 "임상 1상은 미국 초기 임상 전문 CRO 셀레리온(Celerion)이 맡아 연내 완료
[신찬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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