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쌀 생산량이 전년보다 20만t 줄어든 399만5000t으로 예측됐다. 연간 생산량이 400만t 이하로 떨어진 것은 저온피해가 극심했던 1980년(355t) 이후 37년 만이다.
쌀 생산이 줄어든 가장 큰 원인은 재배면적 감소다. 지난해 77만8700㏊였던 벼 재배면적은 올해 75만4700㏊로 3.1% 줄었다.
여기에다가 봄 가뭄과 늦장마 등 고르지 못한 기후도 벼가 영그는 것을 방해했다. 이 때문에 10a당 생산량은 전년보다 1.8% 떨어진 529㎏에 머물 전망이다.
그러나 정부는 여전히 쌀 재고를 걱정한다. 생산이 줄었는데도 남아도는 쌀을 주체하지 못해 고민하고 있다.
우선 보관 비용이다. 지난 8월 기준 정부의 양곡 재고는 206만t이다. 여기에 민간 보유량(14만3000t)을 합하면 국내 쌀 재고량은 220만3000t에 육박한다.
연간 생산량의 절반 넘는 쌀이 창고 안에 수북이 쌓여있는 것이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권장하는 적정 재고량(80만t)보다도 2.8배가 많다.
쌀 재고가 쌓일수록 정부의 관리부담은 커진다. 전국에는 4500여개의 양곡창고가 있는데, 쌀의 변질을 막기 위해 15도 이하의 온도와 11∼12%의 곡물 수분을 유지하게 된다.
당연히 엄청난 비용이 들 수 밖에 없다. 정부는 쌀 1만t을 보관하는 데는 한해 7억4000만원이 드는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양곡 보관비로 쓴 돈만 1669억원이다.
쌀 재고가 쌓이는 이유는 소비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통계청이 밝힌 지난해 우리나라 국민 한 사람당 하루 쌀 소비량은 169.6g으로 전년보다 1.6%(2.8g) 줄었다.
보통 밥 한 공기에 들어가는 쌀이 100∼120g인 점을 고려하면 하루에 공깃밥 하나 반 정도 먹는다는 결론이 나온다.
1997년에는 한 사람이 한해 102.4㎏의 쌀을 소비했다. 그러던 것이 30년 만인 지난해 61.9㎏으로 반토막 났다.
상황이 이렇다고해서 무작정 줄어든 밥쌀 소비를 되살릴 수는 없다. 남아도는 쌀을 처분하기 위해 새로운 소비처 발굴이 절실한 이유다.
정부는 묵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묵은 쌀은 '선입선출' 원칙에 따라 오래된 것부터 처분한다"며 "이렇게 해야 가치하락도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디지털뉴스국]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