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규모 이유식 업체가 현대백화점 압구정점의 효자 점포로 자리잡을 만큼 성장해 눈길을 끈다. 이 과정에는 현대백화점그룹의 '사회적기업 지원 프로젝트'가 큰 역할을 했다. 이 프로젝트는 단순한 일회성 비용 지원에서 한발 더 나아가 경영 자문과 교육 등 종합컨설팅을 통해 대상 업체가 스스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2일 현대백화점그룹에 따르면 사회적 기업 최초로 지난 3월 현대백화점 압구정점 식품관에 정식 매장을 오픈한 에코맘산골이유식(이하 에코맘) 매출이 최근 들어 수직상승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이유식 매장이란 생소함 때문에 오픈 초반에는 매출이 다소 부진했지만 현재는 식품관 가공식품 매장 중 매출액 상위 5위 안에 들 정도로 빠르게 성장했다"고 말했다. 식품 브랜드를 고를 때 깐깐하기로 소문난 강남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다.
작은 기업 에코맘이 성장한 배경에는 현대백화점그룹이 지난 2015년부터 진행중인 '사회적기업 패셔니스타(Passionista) 지원 프로젝트'가 자리잡고 있다. 패셔니스타 지원 프로젝트는 현대백화점그룹이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과 함께 사회적 기여도가 높고 취약계층 고용 창출을 하는 사회적기업을 선발해 집중 지원하는 사회공헌 프로젝트다. 2015년과 2016년에 사회적기업 6곳을 선발해 현재까지 6억원의 사업운영 자금과 무료 종합컨설팅을 지원했다.
에코맘의 경우 지역농민 일자리 창출의 공로를 인정받아 2015년 첫 번째 지원대상으로 선발된 사회적기업으로, 현대백화점의 생산시설 확충 자금 지원을 통해 급랭장비 등 위생 설비를 강화한 제 2 공장을 새로 지었다. 이에 따라 하루 이유식 생산량이 기존 3000개에서 9000개로 3배 확대됐다. 또 현대그린푸드를 통해 식품위생 전반에 대한 노하우를 전수받아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HACCP)'을 따냈다.
무엇보다 서울 강남을 대표하는 현대백화점 압구정점에 정식 매장을 열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특히 현대백화점은 최저 수준의 입점 수수료를 책정했고 매장도 유동인구가 많은 곳으로 배치했다.
결과는 성공이었다. 오픈한지 4개월만에 매출이 4배 증가한 것이다. 현대백화점측은 에코맘 매장을 현대백화점 수도권 점포로 확대하고 더현대닷컴을 통한 온라인 판매 등도 검토하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제 2의 에코맘'을 발굴하기 위해 최근 ▲전라북도 전주 향토 제과점 '천년누리 전주제과' ▲공익 뮤지컬 공연 기획사 '세일링드림' ▲실버케어 전문 제조사 '해피에이징' 등 3곳을 제 3기 지원대상 기업으로 선정했다.
이번에 선정된 사회적기업 3곳은 향후 3년간 업체당 1억원씩 총 3억원의 운영자금과 위생·회계·시설 등 각 분야별 전문가로 구성된 '그룹 지원 자문단'의 컨설팅 등을 받게 된다.
'천년누리 전주제과'의 경우 충분한 제품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현대백화점, 현대홈쇼핑의 판로 지원 등이 진행될 경우 지속 성장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세일링드림' 역시 현대백화점 문화홀과 연계해 다양한 콘텐츠 개발과 마케팅 협업이 이뤄질 경우 수익구조가 크게 개선될 것이라는게 현대백화점 측의 예상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이 유통업계에선 유일하게 사회적기업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은 사회적기업에 대한 정지선 회장의 각별한 애정과 무관치 않다. 정지선 회장은 평소 "기부나 봉사, 후원 등의 단순한 사회공헌 활동과는 별개로 유통기업으로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사회적기업 패셔니스타 지원 프로젝트를 지속적으로 전개해 사화적 기업에게 든든한 조력자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손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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