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을 5년이상 앓고 있으면, 흉통이 없는 무증상 환자라도 심각한 심혈관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해 관상동맥 CT검사가 필수라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심혈관 질환 증상이 없는 무증상 당뇨환자도 기존 위험인자로만 위험도를 평가하는 것보다 관상동맥 CT검사가 심혈관질환 합병증을 더 잘 예측할 수 있음을 의학적으로 증명해 국제학술지 '당뇨치료(Diabetes Care·인용지수 11.857)' 온라인판에 최근 게재됐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순환기내과 장기육(교신저자)·내분비내과 조재형, 인천성모병원 심장혈관내과 이관용(제1저자)교수팀이 2006~10년 서울성모병원을 찾은 당뇨유병 기간이 5년이상된 무증상 제2형 당뇨환자 933명을 관상동맥 CT로 검사한 결과, 관상동맥내 50% 이상 협착이 최소한 1군데 이상 발생한 환자는 전체의 40%(374명)였다. 이들의 당뇨 유병기간 중앙값은 11.7년, 당화혈색소는 8.0, 고혈압 54.3%, 당뇨망막병증 50.1%, 미세단백뇨증 23.2% 등의 고위험 특성을 가진 군이었다.
연구팀에 따르면 5년 6개월 동안 환자들을 추적 관찰한 결과, 10.1%(94명)는 사망, 심근경색, 재관류 등 심각한 심혈관 합병증이 발생했다. CT검사 결과 관상동맥내 50% 이상 협착이 있으면, 심각한 심혈관 합병증 발생 위험이 3.11배 높았다. 또한 관상동맥 죽상경화반 중증도 점수가 높을수록 이러한 합병증 발병율이 11.3배 높았다.
분석 결과 기존 위험도 평가지표인 나이, 성별, 고혈압, 고지혈증, 흡연, 신장기능에 관상동맥 CT에서의 유의한 관상동맥 협착을 추가했을 경우 심혈관 합병증 발생을 장기간 예측하는 정확성이 더 뛰어났다. 당뇨병이 심혈관 질환 발생 및 사망률을 2~4배 증가시킨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장 교수팀도 이미 기존 연구에서 당뇨 유병기간이 10년이상이면 49.1%환자에서 심혈관질환이 발생하고 사망, 심근경색, 뇌졸중 등 심각한 심뇌혈관질환 위험이 2배 이상 높아진다고 증명한 바 있다.
비침습적 관상동맥 조영 CT 검사는 침습적인 혈관촬영술에 따른 합병증의 위험성과 비용을 절감시킨다. 하지만 방사선 노출 및 조영제 신독성의 위험 때문에 무증상인 환자는 특별한 증상을 느끼지 못하면 관상동맥질환 검사를 권장하지 않았다. 미국당뇨병학회와 미국심장협회권고안에
장기육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를 토대로 기존 심혈관질환 위험도에 관상동맥 CT상 협착을 함께 활용하면 무증상 당뇨환자에서 장기적인 심혈관 합병증 발생 위험 평가에 유용할 것"이라고 연구의 의의를 설명했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