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에 발목잡힌 아모레퍼시픽, 실적 반토막(종합)

아모레퍼시픽이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을 이겨내지 못했다. 화장품 사업 비중이 전체 90% 가까이 차지하는 아모레퍼시픽이 이번 사드 여파에 속수무책 당했다는 지적이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보다 57.9% 감소한 1304억원으로 집계됐다고 26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1조4129억원으로 17.8% 줄었고 당기순이익은 1000억원으로 59.5% 감소했다.
상반기 실적도 암울하다. 아모레G의 상반기 매출은 3조 2683억원, 영업이익은 5089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각각 6.1%, 30.2% 떨어졌다.
회사는 장기화되고 있는 국내 내수 소비 침체와 외국인 관광객 유입 감소로 인한 면세점 매출 하락이 직접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주력 계열사인 아모레퍼시픽의 영업이익 28% 하락한 4148억원, 매출도 5% 줄어든 2조7740억원에 머물렀다. 국내 사업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10.1% 감소한 1조 9100억원, 영업이익은 32.3% 하락한 3166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실적을 견인했던 면세점 채널이 중국인 관광객 감소로 인한 14.7% 매출이 하락하면서 역성장했다. 또한 관광 상권의 매출 급감으로 인한 고정비 부담 증가, 중장기 성장을 위한 인력·브랜드 투자 지속으로 전반적 약세를 보였다.
매년 두자릿수 이상 성장률을 보이며 승승장구 하던 글로벌 사업은 지정학적 불확실성으로 성장세가 둔화돼 매출은 7.3% 성장한 8855억원에 그쳤다. 영업이익은 16% 가까이 내려갔다.
국내 로드숍 1위를 차지한 이니스프리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2%, 40% 하락한 3518억원과 685억원이었다. 주요 상권 관광객 감소로 인해 매출이 부진한데다 그린 라운지 확장, 온라인 전용 제품군 강화 등 브랜드 투자 확대로 영업이익도 떨어졌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재기에 성공했다던 에뛰드는 다시 고꾸라졌다. 에뛰드 영업이익의 감소폭은 66%로 계열사 가운데 가장 많이 떨어졌다.
에스트라와 아모스프로페셔널이 선방하면서 아모레G의 체면을 살렸다. 에스트라는 매출 635억원, 영업이익 40억원으로 각각 9%, 16% 늘었다. 아모스프로페세널도 매출 465억원, 영업이익 116억원으로 13%, 8% 증가했다.
아모레퍼시픽 그룹 관계자는 "올 상반기에는 중국 사드의 영향이 본격화 되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역신장했다"며 "앞으로 국내 내수 시장 경쟁력 제고를 위한 브랜드와 채널 정비, 글로벌 시장 다각화로 신성장 동력을 모색하는 등 실적 개선을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김규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