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7개월차인 30대 여성 A씨. 옷을 구매하기 위해 차량을 끌고 백화점을 방문한 A씨는 바로 발렛 주차 서비스 직원에게 향했다. 임신부를 증명하는 고운맘 카드를 보여줬더니 직원이 대신 주차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했다. A씨는 "몸이 점점 무거워지면서 지하 주차장에 주차하는 게 힘들었는데 발렛 서비스를 받게 되니 기분이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
임산부 발렛주차 서비스, 혼자 밥먹는 고객을 위한 '혼밥용 식탁' 등 이색 서비스가 현대백화점에서 최근 몇달 새 속속 등장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이 서비스 개선을 위해 지난 4월부터 시작한 고객참여제도 '내가 만드는 서비스'가 큰 호응을 얻게 된 덕이다.
25일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내가 만드는 서비스'에는 시행 3개월만에 1200여건에 달하는 아이디어가 접수됐다. 쇼핑편의 서비스, 시설·환경 등 고객들이 실제 쇼핑을 하면서 겪은 경험에 바탕해 아이디어를 접수받다보니 신선한 아이디어들이 많다는 게 현대백화점 측 설명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백화점에는 다양한 연령과 계층의 고객들이 방문하기 때문에 이들 고객들의 다양한 요구사항을 선제적으로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내가 만드는 서비스를 도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내가 만드는 서비스는 고객 아이디어가 접수되면 영업 현장에 이를 전달하고, 아이디어를 제공한 고객과 함께 실행안을 만들어가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현대백화점은 이 아이디어를 적용하기 위해 15개 점포 별로 관련 태스크포스(TF)팀을 조직해 서비스 개선에 나서고 있다.
가장 인기가 좋은 서비스로는 울산점이 진행하는 '임산부 고객 발렛주차 서비스'가 꼽힌다. 고운맘카드 등으로 임산부임을 증명하기만 하면 VIP고객에게 제공하는 발렛 주차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서울 신촌점에는 '혼밥족'을 위한 1인석 식탁을 마련했다. 신촌은 간단히 끼니를 해결하는 20~30대 학생·직장인이 많이 찾는데, 2인석 혹은 4인석에 혼자 앉게 되면 주변 시선이 불편하다는 건의사항이 접수된 데 따른 것이다.
정지영 현대백화점 전무는 "'내가 만드는 서비스'는 일반적인 고객 혜택인 할인·프로모션을 넘어 고객에게 색다른 가치를 제공하는 제도"라며 "앞으로도 세심한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최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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