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업계 최대 유망분야로 꼽히는 '코스메슈티컬(Cosmeceutical)'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코스메슈티컬은 화장품을 의미하는 '코스메틱(cosmetic)'과 의약품을 뜻하는 '파마슈티컬(pharmaceutical)'의 합성어로, 의학적으로 검증된 성분을 함유한 기능성 화장품을 뜻한다. 시장 잠재력에 주목한 제약사·생명공학연구소 등 바이오업계가 잇달아 출사표를 던지는 가운데, 기성 뷰티업계도 '영역 지키기'를 위한 반격에 나서면서 각축전이 벌이고 있는 것이다.
동구바이오제약은 지난해 11월 줄기세포 화장품 브랜드 '셀블룸'의 올 2분기 매출이 전분기 대비 124% 상승했다고 밝혔다. 특히 5월 한 달간의 매출은 그 전달과 비교해 30% 상승하는 실적을 기록했다. '닥터쥬르크 마스크팩''등 줄기세포 화장품을 갖고 있는 바이오기업 네이처셀도 올해 1분기 화장품 사업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이 60% 증가했다.
짭짤한 실적을 목격한 타 바이오·제약기업들의 신규진입도 잇따르고 있다. 바이오제약기업 파미셀은 지난 4월 식물 줄기세포 화장품 '셀바이텐'을 신규 론칭했으며, JW신약은 같은 달 세포치료제 기술을 적용한 화장품 '더마이리스'를 새로 내놓기도 했다. 급기야 지난 5월에는 제약업계 매출 1위 유한양행이 뷰티·헬스 전문 자회사 유한필리아를 설립, 코스메슈티컬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이처럼 바이오업계가 코스메슈티컬에 눈독들이는 것은 급격한 시장 성장세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코스메슈티컬 시장 규모는 지난 2014년 기준 약 35조원이었지만, 연평균 성장세가 15%에 이를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오는 2020년에는 81조원 규모를 기록할 전망이다. 이같은 성장세는 일반 스킨케어 시장 대비 2배 이상 빠른 것으로, 예측이 현실화된다면 전체 화장품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3%(2014년)에서 18.3%(2020년)까지 오른다.
특히 중국 코스메슈티컬 시장은 230억위안(약 3조8570억원)에서 2020년 870억위안(약 14조5900억원) 규모로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에서도 지난 2014년 시장규모가 5000억원선에 그쳤지만, 역시 성장세가 거세 오는 2020년에는 1조2000억원 규모를 갖춘 중량급 시장이 될 전망이다.
코스메슈티컬은 그간 의약품 연구개발을 통해 쌓아온 전문성·신뢰도를 어필하기에도 알맞다. 실제 동구바이오제약 관계자는 "인위적 바이럴 마케팅을 벌이지 않았음에도, 약 50년간 피부에 대해 쌓아온 노하우가 제품력에 반영된 덕택에 '화해', '언니의 파우치' 등 뷰티 어플에서 입소문이 나고 있다"며 "지난 4월 신생브랜드에겐 불가능이라던 업계 통념을 뚫고 아시아나 기내면세점에 입점한 것도 그런 전문성을 인정받은 덕분"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코스메틱 신규제품 개발비용은 1조원에 이르는 막대한 신약개발 비용에 견줘 낮으며, 신제품 개발 실패율도 비교할 바 못돼 리스크가 적다.
이같은 타업종 행보에 '터줏대감' 화장품업계도 영역 방어를 목표로 대응 중이다. 아모레퍼시픽 자회사로 메디컬 뷰티 전문기업을 표방하는 '에스트라(Aestura)'는 토탈 보습 케어 라인 '아토베리어'를 밀고 있다. 올해 상반기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약 22%의 매출 성장세를 거뒀다. 지난해 중국 상하이에 에스트라 현지 법인을 설립하는 등 해외 판로 확대를 추진중이며, 하반기에는 아토베리어 라인 내 신제품도 새로 선보이기로 했다.
LG생활건강은 지난 2014년 인수한 CNP차앤박, 지난해 5월 신규론칭한 프리미엄 라인 CNP Rx 등을 주무기로 시장 확대에 대응하고 있다. 대표격인 CNP차앤박은 국내뿐만 아니라 홍콩·대만·태국·싱가포르 등지에 제품을 수출하며
[문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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