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그룹 계열 패션전문기업 한섬이 자회사인 현대G&F 산하 영캐주얼 브랜드 'SJYP'의 글로벌 시장 공략을 가속화한다. 해외 쇼룸 운영 확대, 선진 시장에 어필할만한 라인업 확대를 바탕으로 국가대표 브랜드로 키우며, SJYP 담당 디자이너인 '스티브J & 요니P'를 적극 지원해 K패션 대표 다지이너로 자리매김시킬 방침이다.
19일 한섬에 따르면 SJYP는 지난 6월 한 달간 뉴욕·런던·밀라노·파리 4개 도시에서 현지 유통·패션업계 관계자를 대상으로 한 쇼룸을 운영, 총 133만 유로(약 17억2300만원) 규모의 수주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1~2월 간 뉴욕을 제외한 3개 도시에서 운영한 쇼룸으로 총 208만 유로(약 26억9400만원) 계약을 수주한 데 이은 성과다.
SJYP의 올해 누적 수주금액 341만 유로는 홀세일가 기준으로, 리테일 가격(소매가격)으로 환산할 경우 총 1023만유로(약 132억5160만원)에 달한다. SJYP는 현지 직접 진출 대신, 특정 기간동안 쇼룸을 운영해 업계 관계자들에게 상품을 소개하는 홀세일 방식으로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이같은 행보로 영국 리버티·셀프리지 백화점, 프랑스 르봉마르셰 백화점, 미국 노드스트롬 백화점과 편집숍 인터믹스 등 총 31개국 134개 매장에 입점하게 됐다.
현대G&F는 오는 9월에도 4개국에서 18년 스프링 시즌 쇼룸을 운영할 예정이며, 더 나아가 내년부터는 여타 미주 지역과 일본에서도 쇼룸을 열어 글로벌 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회사 측은 9월 수주가 마무리되면 총 계약액이 올해 목표치 400만유로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패션 선진국 구미에 맞는 제품력을 갖추기 위한 라인업 확대도 추진한다. 현대G&F는 상품력 강화 일환으로 기존에 일부 매장에서만 판매하던 '스티브J & 요니P 콜렉션'을 정식화, 'SJYP 블랙라벨'이란 프리미엄 라인으로 신규 론칭한다고 밝혔다. 유통망도 기존 H패션몰, SJYP 직영매장을 넘어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과 롯데백화점 본점 등 전국 11개 백화점으로 넓힌다. 총 70개 모델을 선보이며 가격선도 기존 SJYP 대비 30% 가량 높였다.
이미 SJYP는 국내 시장에서 지난해에만 400% 넘는 매출 성장세를 보였고, 올해 상반기에도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7%의 매출증가를 보여 성공적인 양적 성장을 거뒀다. 하지만 해외 시장을 넓히려면 신규 라인 확대, 상품 기획 강화 등 보다 차별화된 '질적 성장'이 요구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장기적으로 SJYP를 '영 컨템포러리 디자이너 브랜드'로 진화시켜 국내외 시장을 공략한다는 게 한섬 측의 청사진이다.
'디자이너 브랜드'로 거듭나기 위해 SJYP를 맡은 부부 디자이너 '스티브J & 요니P'에게도 보다 많은 지원을 제공한다. 상품 개발 과정 등에서 디자이너의 견해를 최대한 존중하고, 해외 활동 시 회사 차원에서 지원 가능한 여러 인프라를 제공하겠다는
한섬 관계자는 "본래부터 디자이너 중시가 타사 대비 강했던 한섬 고유의 문화를 더욱 강화, 디자이너 개개인의 개성과 전문성을 살릴 수 있게끔 적극 독려하겠다는 것"이라며 "올 초부터 본격적으로 해외 시장에 진출한 한섬과 SJYP 간 다양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고 전했다.
[문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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