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세계에서 가장 빠르고 값비싼 D램 반도체 생산을 대폭 늘린다.
삼성전자는 18일 "프리미엄 D램인 '8GB HBM2(고대역폭 메모리) D램'의 양산 규모를 확대할 것"이라며 "내년 상반기까지 그 비중을 HBM2 제품군의 50% 이상으로 늘려 프리미엄 D램 시장 수요에 적극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 제품은 원래 슈퍼컴퓨터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개발한 제품이다. 일반적인 PC나 휴대폰 에 장착하는 D램보다 성능이 훨씬 뛰어난 것은 말할 것도 없고 가격도 3~4배 이상 비싸다.
지난해 6월 이 제품이 처음 출시되자 슈퍼컴퓨터 제조사 외에도 많은 IT업체들이 이 제품을 구매해 사용하길 원했다. 이 제품을 장착할 경우 기존보다 몇곱절 성능이 뛰어나면서도 전력 소비는 적은 차세대 그래픽카드나 네트워크 장비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큰 특징은 빠른 처리 속도다. 8GB HBM2 D램은 일반적인 그래픽 카드용 D램의 처리속도인 초당 32GB보다 8배나 빠른 초당 256GB의 속도로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다. 이는 20GB용량의 초고화질 영화 13편을 1초에 전송할 수 있는 속도다.
삼성전자는 8GB HBM2 D램을 만들기 위해 삼성전자만 보유한 특허 기술들을 아낌없이 활용했다. 이 제품은 여러 개의 반도체 칩을 쌓아올리는 구조로 만들어졌다. 이를 위해 각각의 칩에 5000개 이상의 미세 구멍을 뚫은 다음 4만개가 넘는 초미세 전극으로 수직 연결했다. 이를 '초고집적 TSV 설계'라고 한다. 이 기술은 대용량의 정보를 처리할 때 데이터 전달이 지연되는 현상이 발생하지 않도록 다른 초미세 전극으로 전달 경로를 전환시키도록 해 언제든 최적의 성능을 유지하도록 돕는다.
삼성전자는 제품 온도가 제한 온도 이상으로 상승하지 않도록 하는 '발열 제어 기술'도 적용해 제품의 신뢰성을 높였다. 또 한세대 전 제품인 4GB HBM2 D램에 비해 용량은 2배로 늘리면서 크기는 동일하게 유지하는데 성공해 소비전력 효율도 2배로 높였다.
삼성전자
[김동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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