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제공 = 대한항공] |
대한항공과 델타항공은 18일 대한민국 국토교통부와 미국 교통부에 각각 두 회사의 조인트 벤처 시행 관련 서류를 제출했다.
두 회사는 이에 앞서 올해 3월29일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뒤 지난달 23일 정식 협정(Agreement)를 체결했다.
두 회사가 추진하는 조인트 벤처는 별도 회사를 설립하는 게 방식이 아니라 공동 영업을 통해 수익과 비용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두 회사는 태평양 노선 조인트 벤처를 통해 ▲태평양 노선에서 공동운항 확대를 통한 경쟁력 강화 ▲아시아와 미국 시장에서 공동 판매·마케팅 확대 ▲핵심 허브 공항에서의 시설 재배치와 공유를 통해 고객들에게 수하물 연결 등 일원화한 서비스 제공 ▲마일리지 서비스 혜택 강화 ▲여객기 화물 탑재 공간을 이용한 항공화물 협력 강화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두 회사는 조인트 벤처 시행에 가장 중요한 요소인 반독점면제(ATI, Anti-trust Immunity) 권한을 취득한 상태다.
반독점면제란 기업 간 협정이 공공의 이익에 반하지 않고 실질적으로 경쟁을 저해하지 않을 때 반독점법 적용을 면제해주는 제도다. 반독점면제 승인을 받으면 경쟁업체들의 법적 제소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다.
대한항공과 델타항공은 2002년 미국 교통부로부터 반독점 면제 권한을 취득했고 2007년 대한민국 국토교통부에서 제휴에 대한 승인을 받았다.
일반적으로 조인트 벤처의 경우 반독점면제 승인을 신청하면서 조인트벤처 협정 서류를 함께 제출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두 회사는 반독점면제 승인을 받은 상황이기 때문에 부속 협정인 조인트 벤처 협정 관련 서류만 제출하면 된다.
별도 승인 절차도 없고 미국 교통부가 특정 기간 동안 이견을 제시하지 않으면 승인을 받은 것으로 간주한다. 미국 교통부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항공사간 조인트 벤처를 통해 소비자 편의가 증대된다는 점을 인정, 항공사간 조인트 벤처 실시에 대부분 이의를 표하지 않고 있다.
지난 10년간 미국 교통부가 불허한 사례는 2016년 11월 콴타스항공과 아메리칸항공의 조인트 벤처 1건에 불과하다.
다만 국토교통부의 경우 이 같은 항공사의 조인트 벤처 심사가 처음이기 때문에 다소 시간이 소요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두 회사는 제휴 관련 승인을 취득한 상황이기 때문에 문제없이 승인 절차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한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한국과 미국 노선 독과점 우려도 사실과는 다르다는 것이 항공업계의 판단이다.
항공업계 수치에 따르면 연간 아시아와 미국을 오가는 수요는 3500만명에 달한다. 이 중 대한항공과 델타항공을 이용해 한-미 노선을 이용하는 수요는 10%에도 미치지 못한다. 따라서 양사의 태평양 노선 조인트 벤처가 시행되더라도 경쟁을 제한할 우려가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한-미 노선의 경우 '항공자유화' 시장이기 때문에 운항을 원하는 어느 항공사도 자유롭게 노선에 진입할 수 있다. 대한항공과 델타항공의 태평양 노선 조인트 벤처가 다른 항공사의 진입을 제한한다고 볼 수 없는 것이다. 이 때문에 '부당하게 경쟁을 제한하는 공동행위'인 담합이나 독점이 성립되지 않는다.
최근 관심이 집중된 하와이안항공과 제트블루항공의 의견서 제출 또한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전망이다. 이들 항공사의 의견서 제출이 이미 대한항공과 델타항공이 부여 받은 반독점면제와는 관련이 없으며, 이들 항공사 또한 이 점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 의견서에는 대한항공과 델타항공이 반독점면제를 받은 시기가 2002년이기 때문에 당시와 현재의 태평양 노선 운항 상황이 다름을 감안해 경쟁 현황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대한항공과 델타항공의 조인트 벤처 시행 반대가 아닌, 이해 당사자의 의견을 청취해달라는 목적에서 이뤄졌기 때문에 시행 자체에는 전혀 영향을 주지 못한다.
항공업계는 대한항공과 델타항공의 태평양 노선 조인트 벤처가 항공 산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한다.
양사의 조인트 벤처로 노선·스케줄 다양화, 운항편 증대, 환승 시간 축소, 일원화된 서비스 등 소비자 혜택 확대로 환승 수요가 늘어나면 인천공항이 동북아 핵심 허브 공항으로 성장하는 계기가 된다는 주장도 있다.
올해 말 대한항공과 스카이팀 전용 인천공항 제2터미널이 개장하면 소비자 편의성이
현재 태평양 노선에서는 유나이티드항공과 전일본공수, 아메리칸항공과 일본항공이 조인트 벤처를 실시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일본으로 향했던 환승 수요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디지털뉴스국 최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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