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노조가 사측과 임단협 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파업 수순에 돌입했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논란으로 중국 시장에서 최악의 판매부진을 겪고 있는 시점에서 노조가 또다시 파업 수순을 밟음에 따라 산업계 염려가 커지고 있다.
6일 금속노조 현대차지부(현대차 노조)는 울산공장 본관에서 열린 제18차 임단협 협상에서 협상개시 30분도 안돼 교섭 결렬을 선언했다. 노조는 "사측에 임단협 일괄안을 요구했으나 사측이 이를 제시하지 않아 결렬을 선언했다"고 밝혔다. 현대차 노조는 바로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 신청을 했다. 11일 임시대의원대회를 거쳐 13~14일 파업 찬반투표를 진행하겠다고 예고했다.
그러나 현재 현대차 실적이 최악의 수준이란 점에서 노조의 이같은 행보에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사드 배치로 인한 반한 감정으로 중국 시장에서 2분기인 4~6월에 전년 대비 60% 이상 판매가 감소했다. 또다른 주력 시장인 미국에서도 상반기 판매량이 전년 대비 8.6%나 준 상황이다. 현대차 뿐만 아니다. 올 상반기 국내 자동차 생산량은 216만2548대로 지난 2010년 상반기 이후 7년만에 최저를 기록할 정도로 전체 자동차산업이 큰 부진에 빠져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차 업계의 고질적인 노사분규로 국내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에 커다란 구멍이 뚫린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현대차 노사 교섭 결렬은 사실상 어느 정도 예상된 상황이었다. 현대차 노조는 올해 기본급 15만4883원 인상과 순이익 30% 성과급 지급, 정년 연장, 4차 산업혁명과 자동차산업 발전을 위한 총고용 보장 합의서 체결, 사회공헌기금 확대, 해고자 복직과 손해배상 철회 등을 요구해왔다. 하지만 65세 정년 연장 등 일부 안건에 대해 사측이 "지나친 요구"라고 난색을 표하면서 이견을 좁히지 못해왔다. 최근에는 사측이 울산1공장 생산라인을 세워 차량 생산을 방해한 노조 간부 등 4명을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
기아차 노조도 이미 지난달 29일 임금 협상 결렬을 선언했고 지난 3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 신청도 마쳤다. 이 달 중 파업 찬반 총회가 예고돼 있어 자동차업계 노사 갈등이 이달 큰 분수령을 맞게될 전망이다.
[울산 = 서대현 기자 / 우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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