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리인상, 기준금리 1.00∼1.25%로 한국과 같아져…가계 부채 악화 우려↑
↑ 미국 금리인상, 기준금리 / 사진=연합뉴스 |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5일(한국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국내 시장금리 상승세가 속도가 붙어 우리 경제의 뇌관인 가계부채가 악화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습니다.
올들어 한국 시장으로 외국인 자금 유입은 계속되고 있지만, 이번 인상으로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상단이 1.25%로 같아지고 하반기 역전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한국 증시나 외환시장에서 외국인 자금이 대거 빠져나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더구나 연준은 경제가 예상했던 대로 광범위하게 진전된다면 연내에 4조5천억 달러 규모의 보유자산 축소에 나서겠다며 돈줄을 빠르게 조일 수 있다고 시사해 가계부채 악화와 원화가치 하락,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 엑소더스에 대한 우려는 커지고 있습니다.
◇ 韓경제 뇌관 가계빚 1천400조원 육박…"부실화로 실물경제 위험전이 가능성"
15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과 보험사, 저축은행 등 금융권 전반의 가계대출은 무려 10조원 늘어 증가세가 올들어 최대폭으로 확대됐습니다.
가계대출 증가폭은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는 소폭 둔화했지만, 여전히 빠르게 불어나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이 분기별로 발표하는 가계신용잔액은 지난 3월말 기준 1천359조7천억원으로, 지난해 하반기 이래로 3분기 동안 102조원이나 불었습니다.
여기에 4월 금융권 전반의 가계대출 증가액 7조2천억원과 5월 10조원을 더하면 1천400조원에 육박합니다.
이같이 가계빚이 지속적으로 불어나는 가운데, 미국 금리인상으로 국내 시장금리 상승세에 속도가 붙을 경우 한국 가계의 원리금 상환부담이 증가해 가계의 재무건전성이 악화하고, 이는 가계지출 감소로 이어져 소비를 위축시킬 가능성이 있습니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지난해 가계금융복지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현재 상태에서 대출금리가 각각 1%포인트와 3%포인트 상승할 경우 가계의 재무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금융부채 보유가구의 가처분소득 대비 원리금상환액 비율(DSR)은 38.7%에서 각각 40.4%, 43.9%로 상승하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한계가구의 경우 가처분소득 대비 원리금상환액 비율은 127.3%에서 각각 130.6%와 134.0%로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고위험가구의 가처분소득 대비 원리금상환액 비율은 200.5%에서 각각 211.6%와 223.3%로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구원은 미국 금리 인상으로 국내 시중금리가 상승할 경우 부채상환능력이 취약한 가구를 중심으로 재무건전성이 크게 악화해 이들을 중심으로 가계부채문제가 악화하면서 실물시장으로 위험이 전이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더구나 연준이 금리인상에 이어 보유자산 축소를 시작하겠다고 공언하고 나서면서 국내 시중금리 상승세가 더욱 속도를 낼 수 있다는 점은 우려를 고조시키는 요소입니다.
현대경제연구원 주원 경제연구실장은 "시중금리가 빠르게 올라가고, 부동산 가격이 급락한다면 가계부채가 부실화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 외국인 자금 6개월째 순유입되고 있지만…"대외충격시 엑소더스 우려"
이번 미국 금리인상으로 한미 기준금리의 상단이 같아졌고, 하반기에는 금리가 역전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한국시장에서 외국인 자금이 대거 빠져나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습니다.
실제로 과거 한미 기준금리 역전기(2005년 8월∼2007년 8월)에 국내 증권시장에서는 모두 19조7천억원의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간 바 있습니다.
다만, 최근에는 한국의 대외신인도가 과거에 비해 상승한데다 국가신용등급을 감안할 때 국내 시중금리는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이어서 외국인 자금 순유입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달 국내 상장주식을 2조1천억원 어치 순매수하면서 지난해 12월부터 6개월째 바이코리아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국제금융센터는 외국인 주식 자금은 올해 들어 이달 7일까지 약 85억 달러가 들어왔다고 집계했습니다.
최근 4주간만 봐도 12억4천만 달러가 유입됐습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다소 신중해질 수 있지만, 금리 외에도 기업 실적 등 여러 요인을 종합적으로 감안할 것이므로 방향이 바뀔 것 같지는 않다고 전망했습니다.
우리나라 경기, 신용도, 외환건전성 등이 좋아서 미국 금리 인상 때문에 외국 자본이 빠져나갈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는 분석입니다.
다만, 대외충격이 발생하거나, 외환시장의 쏠림 현상이 심화할 경우 자본유출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더구나 연준이 하반기에 금리인상과 자산축소라는 쌍끌이 전략을 동원하면 긴축 속도가 빨라지면서, 국내 시중금리에 파급력도 커져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신흥국의 통화가치 하락과 증시투자 자금 유출을 불러올 수 있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습니다.
LG경제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다른 조건이 일정할 때 한국 금리가 미국 금리보다 낮아지면 높은 수익을 좇아 국내에 투자된 외국인 자금이 유출되거나 해외투자를 위한 내국인 자금유출이 늘어나는 방향으로 작용하는 것은 분명하다면서 외환시장 내에서 장래 환율에 대한 기대의 쏠림 현상으로 큰 폭의 원화 절하 기대가 높아질 경우 대규모 자본유출이 현실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한미 금리차가 역전된 상황에서 대외충격이 발생하면 일시적 자본유출 위험이 커지고, 자본유출입이 보다 빈번해질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현대경제연구원 주 실장은 "하반기에 한미금리역전이 불가피해 외환시장의 자금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한차례 금리 인상은 시장에 별다른 서프라이즈가 되지 않을 수 있지만, 미국 금리 인상이 수차례 반복되면서 효과가 누적되면 자본유출에 영향이 없을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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