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발생한 SK브로드밴드와 페이스북간 망사용료 갈등에 대해 방송통신위원회가 칼을 빼들었다. 방통위 관계자는 1일 "현재 SK브로드밴드와 페이스북 측 입장을 듣고 있다"며 "조만간 현장조사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전기통신사업법상 금지행위 위반 여부를 점검해 그 결과에 따라 상응한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사업자간 분쟁으로 이용자 이익이 침해된 만큼 불공정 행위 여부에 대한 강도 높은 조치를 예고하고 있다.
사태의 발단은 망 접속 비용에 대한 통신업계와 콘텐츠 사업자간 뿌리 깊은 갈등이다. 지난달 중순 국내 SK브로드밴드 가입자들의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접속 속도가 현저히 느려지는 일이 발생했다. SK브로드밴드에 따르면 페이스북이 SK브로드밴드와 '캐시 서버' 설치와 비용 분담을 둘러싼 갈등을 벌이다 국내로 들어오는 인터넷 접속을 해외 쪽으로 돌리는 '꼼수'를 쓰면서 접속 지연사태로 애꿎은 피해자가 발생했다 캐시 서버는 기업 내에서 인터넷 사용자가 자주 찾는 정보를 따로 모아두는 서버다. 굳이 외국에 있는 서버까지 가지 않고도 국내 캐시 서버에서 데이터를 쉽게 처리할 수 있어 웹 가동 시간을 줄여주고 과부하를 줄여주는 역할을 한다. 현재 페이스북은 KT와 이같은 통신망 유료 대여 계약을 맺고 있다.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 이용자는 KT망을 거쳐 페이스북 콘텐츠를 받아오거나 자체 국제망으로 해결해야 한다. KT망을 이용할 경우 '전기통신설비 상호접속기준 고시'에 따라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는 접속료를 KT에 내야한다. 일정 비용을 실제 사용자인 콘텐츠기업으로부터 받아야 하는데 그동안 페이스북은 이같은 비용 분담요구에 응하지 않았다. 최근 페이스북은 가입자가 급격히 늘고 동영상 사용량이 증가하자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에 페이스북 별도망인 '캐시서버' 설치를 요구해왔다.
SK브로드밴드는 그동안 늘어나는 트래픽을 감당하기 위해 회선을 증설하며 막대한 비용을 쏟아부은 만큼 이참에 정당한 대가를 받아야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페이스북 측은 "최근 발생한 접속 지연 사태는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 국제망이 느려 발생한 문제"라고 맞서고 있다. 페이스북 관계자는 "SK브로드밴드에 캐시서버 설치를 제안하면서 비용을 일부 부담하기로 제안했지만 SK브로드밴드가 거절하면서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번 사태로 통신망 이용부담에서 해외 글
[임성현 기자 / 조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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