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사가 마케팅비를 줄이면 기본료를 폐지할 수 있을까.
1일 업계에 따르면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이통사가 7조원(3사 합산)을 웃도는 마케팅비를 절감하면 기본료 폐지가 가능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기본료 폐지를 명목으로 모든 가입자의 요금을 1만1000원씩 깎는다면 이통 3사의 연간 합산 매출이 7조~8조원 감소할 전망이다. 이는 이통 3사의 합산 마케팅비와 맞먹는 수준이다. 이 때문에 시민단체 측에서는 마케팅비를 줄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기본료 폐지는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 시절 내세운 가계통신비 핵심 공약이다. 이통사는 데이터 중심 요금제 도입 이후 요금제 형태가 '표준 요금제→통합 요금제'로 변경되면서 기본료가 없어졌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아직도 1만1000원의 기본료가 월 정액 요금에 포함돼 있다며 이를 없애겠다는 것이다.
현재 국회에는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10월24일 대표 발의한 '전기통신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이 계류 중이다. 이 법안은 요금에 기본료를 포함할 수 없도록 하는 인가기준을 신설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6월 임시국회를 앞두고 이통사들은 기본료 폐지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산술적으로만 본다면 마케팅비를 줄이면 기본료 폐지에 따른 매출 감소분을 어느정도 상쇄할 수 있다. 지난해 이통사가 집행한 총 마케팅비는 7조6187억원이다. 회사별로 SK텔레콤 2조9530억원(무선·별도), KT 2조7142억원(유무선·별도), LG유플러스 1조9515억원(유무선·연결)이다.
↑ [자료 제공 = 3사 IR실적발표 자료 및 감사보고서] |
만약 이통사가 기본료 폐지로 인해 마케팅비를 줄인다면 단말 가격 부담이 올라가는 구조다. 현재 가계통신비 개념은 모호한 상태다. 대다수는 통신 서비스 이용료와 단말 할부금을 합한 것을 통신비로 인식하고 있다. 기본료 1만1000원이 폐지된다면 통신서비스 이용료는 줄지만 단말 할부금이 올라 결국에는 '조삼모사(朝三暮四)'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마케팅비가 줄어든다면 무엇보다 공시지원금과 판매장려금이 낮아질 가능성이 가장 크다"면서 "시민 단체가 마케팅비를 줄이고 지원금 인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논리"라고 꼬집었다.
한편, 이날 이개호 국정기획위 경제2분과 위원장은
[디지털뉴스국 박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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