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더위를 타고 땀을 많이 흘리며 피로를 쉽게 느끼는 사람들이 있다. 특히 식사량이 충분한데도 체중이 줄고, 그 정도가 심한 여성일 경우 갑상선기능항진증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목 앞부분에서 가장 돌출된 부위인 후두와 아래쪽 기관인 흉골(복장뼈) 사이에 위치한 갑상선은 갑상선호르몬을 합성하고 분비하는 기관이다. 갑상선호르몬은 체내의 대사과정을 촉진해 에너지와 열의 생산을 담당하고 체온조절에 관여한다. 이 갑상선호르몬이 지나치게 많이 생산되는 질환이 갑상선기능항진증이다.
갑상선기능항진증은 혈액에서 갑상선호르몬 농도와 갑상선 자가항체들의 유무를 측정하고, 방사성 동위원소를 이용한 갑상선 스캔을 통해 갑상선의 크기와 기능을 평가해 진단한다.
갑상선기능항진증의 90%이상 원인은 그레이브스병으로, 갑상선호르몬 분비가 증가하고 갑상선이 전체적으로 커지는 병이다. 그레이브스병의 발생 원인은 갑상선자극호르몬(TSH) 수용체에 대한 자가항체가 갑상선을 자극함으로써 호르몬이 증가하는 것이다. 이 질환은 전체 환자의 약 85%가 20~60세에 발생하며 가족 중 갑상선질환 환자가 있는 경우가 많고 스트레스가 유발 요인이 될 수 있다.
혈액 속에 증가된 갑상선호르몬에 의해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대표적으로 더위를 못 참고 땀을 많이 흘리며, 피로감과 두근거림, 떨림이 나타나고, 신경과민, 불면, 체중감소, 가려움증, 잦은 배변 및 설사, 여성의 경우 월경이상 등의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김수경 교수는 "더위를 심하게 타거나 떨림과 두근거림 등으로 진단받는 경우가 많지만, 다른 증상은 거의 없이 갑작스러운 체중감소 때문에 건강진단을 해보다가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도 있다. 또 일부 환자는 피부가 가려워서 피부과 전문의를 먼저 찾기도 하고, 설사 때문에 소화기내과 전문의를 찾거나 불안 등으로 신경정신과를 방문하기도 한다"며 "갑상선기능항진증은 다양한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갑상선호르몬 분비에 이상이 생기는 갑상선질환은 어느 연령이나 성별에서도 발생 가능하지만, 특히 여성에게서 많이 발생한다. 일반적으로 갑상선질환의 유병률은 질환별로 차이가 있으며, 기능항진증의 경우 여성에게서 2~3배 더 많이 발생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 통계에 따르면 2016년 갑상선기능항진증 환자는 남성이 6만6982명, 여성은16만8129명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2.5배 많이 진료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갑상선질환이 여성에게 많이 발생하는 원인에 대해서는 명확히 알려져 있지 않지만, 일부 면역조절 유전자, 기타 호르몬분비 등과의 관련성이 거론되고 있다. 갑상선기능장애는 조기에 진단하고 지속적으로 치료하는 경우 대부분 예후는 양호하나 장기간 방치할 경우 심각한 합병증을 초래할 수도 있다.
그레이브스병은 40~50%의 환자들에게는 완치가 되지만 나머지 경우에는 호전과 악화(재발)를 반복하며 만성적인 경과를 보인다.
그레이브스병의 치료법은 항갑상선제, 수술, 방사성 요오드 요법 등 세 가지가 이용되고 있다. 각 치료법마다 장단점이 있으므로 환자의 특성을 고려해 선택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첫 치료로 주로 항갑상선제를 사용한다. 다른 나라 사람들보다는 항갑상선제로 완치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대개 1~2년 동안 사용하며, 관해(약을 중단하고 갑상선기능이 정상으로 유지되는 상태)에 이르지 못하면 더 오래 복용할 수도 있다. 항갑상선제의 용량을 많이 사용해야 하거나, 증감량을 반복해야 하거나, 관해에 이르렀다가 다시 재발하거나, 약물 부작용이 발생한 경우에는 수술이나 방사성요오드로 치료하기도 한다.
김수경 교수는 "장기간의 약물치료에도 반응이 적거나 약물에 부작용이 있는 환자 중 방사성요오드 치료가 어려운 경우, 갑상선종이 매우 커서 주위조직을 압박하는 경우, 갑상선암이 의심되는 결절이 같이 있는 경우에는 갑상선 수술을 전문으로 하는 외과의와 상의해 수술해야 한다"고 말했다.
갑상선기능항진증이 있는 환자는 잘 먹어도 체중이 감소하기 때문에 단백질, 당질, 무기질, 비타민B 복합체 등 영양이 풍부하고 균형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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