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븐일레븐 시그니처점 오픈 행사 현장[사진 제공 = 코리아세븐] |
핸드페이 시스템은 개인마다 다른 정맥의 혈관 굵기와 선명도, 모양을 암호화해 난수값으로 변환한 뒤 결제 시 본인 확인 정보로 활용한다. 암호화된 생체 인식 정보는 롯데카드와 금융결제원이 분산 저장하기 때문에 때문에 만약의 경우 유출되더라도 개인정보로서의 가치를 갖지 못한다. 현금이나 카드, 스마트폰 없이 편의점에서 결제가 가능한 셈이다. 이는 롯데가 세계 최초로 상용화시킨 바이오페이 신 기술이기도 하다. 오는 8월까지 롯데카드 외 타사 카드와 캐시비, 엘페이 등에도 확대 적용된다.
앞서 코리아세븐은 2년 전 SK텔레콤과 협업해 종이 스티커 대신 디지털 포스터와 디지털 가격표를 붙이고, NFC(근접무선통신)을 이용한 스마트 테이블과 증강현실공간으로 꾸민 스마트 편의점을 열었다. 스마트폰을 활용해 할인쿠폰을 내려받던 단순 ICT(정보통신기술)이 코리아세븐, 롯데카드, 롯데정보통신 등 롯데 계열사간 협업으로 페이까지 한 단계 더 기술적 진보를 이루게 됐다.
결제만이 아니다. 세븐일레븐 시그니처점은 점포 출입부터 바이오 인식 스피드 게이트로 통제된다. 핸드페이 정보 등록을 마쳐야만 출입이 가능해 보안성이 강화됐고, 360도 자동스캔하는 무인 계산대로 상품을 컨베이어 벨트에 올려놓기만 하면 상품 바코드 위치에 상관없이 상품별 가격을 읽을 수 있다. 객체 인식 솔루션을 탑재했기 때문에 개별 상품간 부피를 인식해 상품이 겹쳐 있더라도 오류를 자동으로 인지한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스스로 학습 가능한 AI(인공지능) 기술이 일부 적용됐다"며 "핸드페이 시스템을 이용해 상품 스캔부터 결제까지 한 번에 마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전자동 냉장 설비로 도시락이나 유음료 등이 진열된 매대에 가까이 가면 자동으로 문이 개폐돼 상품의 신선도와 에너지 절약이 가능하다.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스마트 안심 담배 자판기를 도입해 정맥 인증 방식으로 담배를 구입할 수 있다. 자동으로 성인 인증이 되기 때문에 청소년의 담배 구입을 원천적으로 차단했다는 게 코리아세븐 측의 설명이다.
첫 번째 스마트 편의점부터 등장한 전자 가격표는 이번 스마트 편의점에서도 이어져 행사 정보와 할인 쿠폰, 상세 상품 정보 등을 모바일과 연계해 확인할 수 있다.
코리아세븐은 이번 스마트 편의점의 진화로 매장 근무자가 계산 업무에 대한 부담 없이 매장 청결과 상품 발주·진열 같은 전반적인 매장 관리에 집중할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편의점 근무자 업무의 65%는 반복적인 단순 계산 업무인 만큼 이를 자동화로 줄이면 노동의 질 역시 높아질 것이라는 게 코리아세븐 측의 설명이다.
스마트 편의점은 오는 7월 말까지 안정화 기간을 거친 뒤 스마트 안심 담배 자판기 등 일부 스마트 기기에 대한 판매에 우선 나설 계획이다. 당장의 스마트 편의점 점포 확대에 대한 계획은 없지만 인-오피스 형식이나 해외 진출은 고민 중이다.
롯데는 이번 세븐일레븐 시그니처점을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쇼핑 환경 변화를 읽을 수 있는 표본으로 활용한다는 각오다. 지능형 CCTV를 활용해 점내 구역별 이동 인원이나 체류시간을 빅데이터화해 매장 운영정보로 활용한다.
롯데는 이번 핸드페이 시스템과 스마트 편의점 개점을 위해 내부 직원 2000명을 대상으로 핸드페이 시스템 시범 운영을 벌이고 IT 인력 50명을 포함한 500명을 투입하는 등 전사적으로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신 회장은 지난해 말 그룹의 미래 핵심 전략으로 4차 산업 혁명을 강조한 바 있다. AI와 VR(가상현실) 등 ICT에 기반한 4차 산업혁명이 다가오는 가운데 이같은 신 기술을 접목한 유통혁신과 새로운 사업 기회를 주문했다.
특히 백화점, 대형마트, 아웃렛, 면세점 등 유통 채널을 두루 갖고 있는 롯데가 이같은 변화의 선봉장으로 편의점을 내세운 점은 주목할 만하다. 2년 전 첫 번째 스마트 편의점 오픈 당시 신 회장은 직접 세븐일레븐 중국대사관점을 찾았을 정도로 스마트 편의점에 애착을 보이기도 했다. 편의점은 유통 채널 중 가장 점포 수가 많아 소비자 접근성이 높은데다, 어려운 유통 환경 속에서도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빅데이터 수집과 시범 운영에 효율적일 수 있다.
정승인
[디지털뉴스국 배윤경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