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시대 진입이 초읽기에 접어들었다. 현대차 아이오닉일렉트릭 판매가 2개월 만에 2000대를 넘고, 각 지방자치단체 전기차 보조금이 속속 동나는 등 전기차 열풍이 감지된다.
현대자동차는 1일 아이오닉일렉트릭 계약이 올해 들어 2000대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지난해 7개월 동안 아이오닉 일렉트릭 판매량이 4000대 미만이었던 것과 대조적이다.
현대차는 2017년형 아이오닉 일렉트릭의 상품성을 강화했다. 충전 커넥터를 급속과 완속 충전 모두 하나의 충전구에서 가능한 콤보 타입으로 변경했다. 배터리 보증기간은 10년 20만km에서 평생 무제한 보증으로 바꿨다. 상품성을 높였는데도 가격은 기존과 동일하게 N트림 4000만원, Q트림 4300만원으로 책정했다.
전기차 대박 조짐은 지자체 보조금 신청 현황에서도 드러난다.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 1월25일부터 시작한 전기차 보조금 신청 대수가 접수 3주만에 1200대를 돌파했다. 지자체 72곳 중 세종특별자치시, 광주광역시, 전주시, 춘천시, 청주시 등 33곳에서는 접수가 이미 마감됐다. 환경부 관계자는 "접수가 마감된 33곳 중 27곳은 올해 처음 전기차 보급 사업을 시작한 지역"이라며 "보조금 신청 속도는 지난해에 비해 4배 빠르다"라고 밝혔다.
올해 보조금 지급 지자체는 101곳으로 지난 해 31곳과 비교해 3배 이상 늘었다. 지자체별 보조금 평균도 지난 해 430만원에서 올해 545만원으로 증가했다. 정부 지원분을 포함한 지자체별 전기차 보조금은 서울시가 1950만원, 부산시가 1900만원, 대구시가 2000만~2200만원, 제주도가 2000만원이다.
보조금을 받았을 때 주요 전기차 모델들의 가격은 준중형 세단 아반떼 수준으로 떨어진다. 서울시의 경우 아이오닉 일렉트릭을 2050만~2350만원에 구매할 수 있다. 아반떼 최저가 모델(1410만원)보다는 다소 비싸고, 최고급 모델(2415만원)보다는 저렴하다. 한국GM이 출시할 쉐보레 볼트(Bolt)도 미국 판매가(4235만원) 기준으로 수입을 가정했을 때 2285만원에 구입할 수 있다. 이외에 보조금이 지급되는 전기차로는 르노삼성 SM3 Z.E., BMW i3, 기아차 쏘울, 닛산 리프, 르노삼성 트위지, 파워프라자 0.5톤 트럭 피스 등이 있다.
전기차 수요 상승 곡선이 가팔라지면서 차업체들은 신차 출시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테슬라는 오는 6월께 국내 첫 판매 차종 '모델S 90D'를 인도할 예정이다. 테슬라는 이를 위해 경기도 하남의 '스타필드 하남 스토어'를 15일, 서울 청담동 '청담 스토어'를 17일 오픈한다. 매장에서는 모델 S90D의 실물을 보고, '디자인 스튜디오'를 통해 차량의 인테리어 디자인 등을 선택할 수 있다. 모델S 90D는 '1회 충전 주행 거리(항속거리)'가 378km이며 가격은 1억2100만~1억6100만원이다.
한국GM은 쉐보레 볼트 사전계약을 이달부터 시작한다. LG화학의 60kWh 배터리가 장착돼 1회 충전시 항속거리가 국내 출시 차종 중 가장 긴 383km에 달한다. 르노삼성은 1~2인용 전기차 트위지를 연내 1500만원대에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초소형 전기차 국고보조금과 지자체 보조금을 합하면 실제 구매가는 700~800만원 선으로 떨어진다.
주유소, 정비소 등 관련 업종은 전기차 시대의 도래에 긴장하고 있다. 주유 업계에서는 주유소에 전기차 충전 설비를 설치하게 됐을 때 수익률 감소를 우려하고 있다. 주유기로 얻는 매출이 3분에 5만원인 반면, 전기차 충전기를 통한 매출은 1시간에 1만원대에 불과하다. 제주LPG산업협회는 제주도 전기차 확산 정책이 일방적이라며 반발하기도 했다.
[박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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