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으로 힐링…불경기를 깨워라" 현대백화점의 봄꽃 마케팅

"백화점을 도심 속 '힐링공간'으로 만들어 침체된 사회분위기를 감싸안고 치유하도록 노력합시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의 특명이다. 현대백화점은 경기불황과 정치적 이슈로 침체된 사회분위기를 끌어올리기 위해 전국 15개 백화점 점포를 꽃으로 물들이는 대규모 '봄꽃 축제'를 연다. 고객들에게 즐거움과 긍정의 에너지를 전파하고 동시에 김영란법 등의 여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화훼농가도 돕겠다는 취지다. 구체적으로 이달 24일부터 다음달 29일까지 34일간 압구정본점, 무역센터점 등 15개 전 점포에서 '봄, 꽃 피다'란 주제로 대규모 봄꽃 축제를 진행한다. 백화점을 단순 쇼핑 공간이 아니라 마음에 위로를 받을 수 있는 도심 속 '힐링정원'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것이다. 국내 백화점이 일부 점포에서 봄이나 꽃을 주제로 소규모 꽃 장식을 한 적은 있지만, 이번처럼 한 달간 '꽃'을 테마로 삼고 백화점 내·외부 공간을 꾸미는 건 극히 이례적이다. 현대백화점은 압구정본점 내·외부를 튤립, 수선화 등 3만 송이의 생화(生花)로 단장하는 것을 비롯해, 총 10만 송이의 생화와 조화로 전국 15개 점포를 꾸민다는 계획이다.
현대백화점은 이번 축제를 준비하면서 미국 최대 백화점인 메이시스백화점의 '플라워 쇼(Flower Show)'를 벤치마킹했다. '플라워 쇼'는 메이시스백화점이 지난 1946년부터 매년 봄에 진행하고 있는 행사로, 해마다 50만 명의 방문객이 찾는 미국의 대표적인 봄꽃 축제다.
이번 봄꽃 축제는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이 직접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은 이달 초 임원회의에서 "사회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침체되어 있는 어려운 상황에서 기업이 고객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줄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하며 백화점의 새로운 프로젝트 테마로 꽃을 제시했다는 후문이다.
현대백화점은 우선 이번 봄꽃 축제 기간 동안 전국 15개 점포의 외관과 에스컬레이터·엘리베이터 등 주요 동선에 생화와 조화를 활용한 다양한 꽃장식을 선보일 예정이다. 또한 백화점 입구에 '대형 꽃 아치'를 만들고, 백화점 옥상엔 수십여 종의 꽃을 전시한 '봄꽃 정원'도 선보인다. 목동점과 신촌점 매장에는 대형 '플라워 브릿지'를 만들고, 각 점포별로도 '플라워 포토존', '꽃 전시회' 등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아울러 각 매장에 생화와 함께 꽃 디퓨저(방향제)를 곳곳에 배치해 향기로운 정원에 온 듯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식품관에선 '식탁에 봄이 오면'을 주제로 달래, 냉이 등 봄 관련 식품을 판매할 예정이다.
특히 현대백화점은 이번 봄꽃 축제 기간 동안 '꽃 소비 활성화'에도 적극 나선다. 현대백화점은 각 점포에서 백화점 입구 등 고객이 붐비는 장소에 꽃을 판매하는 '팝업 스토어'를 마련할 계획이다. 또 백화점에서 60만원과 100만원 이상 구매하는 고객에게 '꽃 배달 서비스'도 진행한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구매 고객에게 '꽃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현대백화점 창사 이래 처음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손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