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축전지 시장점유율 국내 1위·세계 6위인 세방전지가 리튬이온전지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전망이다. 하지만 회사 측은 당장 제품을 내놓을 계획은 없다며 선을 그었다.
1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세방전지는 올해 초 영업사원들에게 리튬이온전지 시장 조사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방전지의 리튬이온전지 시장 진출설은 지난해부터 제기돼왔다. 세방전지는 리튬이온전지 업체를 인수해 SLB(세방리튬배터리)로 이름을 바꾸고 리튬이온전지 제품 출시를 위한 연구를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세방전지는 당장은 리튬이온전지 출시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 연구소에서 연구를 진행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빠른 시일 안에 제품을 출시하지 않겠다는 것이냐'는 질문에 "빠른 시기가 몇 개월을 뜻하는지 봐야 한다"며 모호한 태도를 보였다.
업계는 세방전지가 리튬이온전지 시장에 진출할 이유는 충분하다고 본다. 회사의 주력인 내연기관차용 연축전지 매출 성장이 지지부진한 데다 리튬이온전지가 이 시장을 잠식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 내연기관차 최신 모델에는 연료 직분사 시스템, 전자식 서스펜션(현가장치) 등 전자장비 사용이 늘어나면서 용량이 큰 배터리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또 무거운 연축전지 대신 리튬이온배터리를 사용하면 연비개선 효과도 나타난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완성차 업계에서는 연축전지 대신 리튬이온전지를 적용하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말했다.
매출 성장도 정체 상태다. 지난 2014년 9556억원을 기록한 세방전지 매출액은 2015년 9562억원으로 0.6% 증가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주요 구매사인 현대차와 기아차의 매출은 각각 3%와 5.2% 늘어났다. 하나금융투자는 지난해 세방전지의 매출액이 전년대비 2% 줄어든 935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세방전지의 영업력에 대해서 긍정적인 시각이다. '로케트배터리' 브랜드로 유명한 세방전지는 전국에 영업망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회사 내부에서도 리튬이온전지에 대한 기술격차를 영업력으로 만회할 수 있다고 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기술력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연축전지와 리튬이온전지는 제조방식이 달라 세방전지가 고전할 것이라는 전망과 현재 수준의 기술격차는 큰 문제가
[디지털뉴스국 한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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